2018년 일본 교환학생을 떠나다
본 글은 2018년, 글쓴이가 모 포털사이트에 교환학생 생활 중 썼던 포스팅을 가져온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쓴 글이라 다소 어리숙하고 지금과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져 지금의 제가 보아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글이지만 나누고 싶어 가지고 왔습니다.
2018.09.12 새벽 2시 20분의 글
떠나기 전날 밤.
뒤숭생숭한 마음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난 나에 대해서 충분히 알면서도 안일한 생각으로 지내왔었다.
준비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나의 나태함과 어리숙함이 보였다.
다신 이러지 않기로 했으면서 과오를 되풀이 했다.
그 점에 대해선 빨리 고쳐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 시절 부터 나는 친구들에게 늘 한국을 나갈 것이라고 입버릇 처럼 말해 왔다.
그리고 그 시절 친구들을 2n 살이 되어 만나고도 나는 한국을 나가고야 말 거라고 했고
친구들은 내게 어쩜 달라진게 없냐고 했다.
난 그런 나의 모습이 좋았다.
도전적이고 두려움이 없어보이는 나의 모습.
그로부터 2년 정도 흐르고 지금, 나는 드디어 한국을 나갈 기회가 생겼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이 기간이 내겐 정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한 평생을 한국을 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외쳐온 나는,
어느 순간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조차 힘들었다.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때론 힘들었던 내가
6개월이나 한국을 나간다니.
나는 아직도 이게 꿈인가 싶다.
그런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가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뜻깊게 보낼 수 있을까.
가서 또 기숙사에 박혀서 꿍해 있는 건 아닐까.
별의 별 걱정을 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 큰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큰어머니는 내게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쉬엄쉬엄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하려다가는 쉽게 지치니
가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하셨다.
큰어머니의 말씀을 듣고서야 안심을 했다.
큰 욕심 부리지 말자.
이게 내 마지막 여정은 아니니까.
조금은 천천히 해도 난 이미 많은 걸음을 하는 것이다.
그러자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
가서 많은 것을 바라진 않을 것이다.
가서 그냥 행복했음 좋겠다.
그냥 하루하루가 즐거웠음 좋겠다.
가끔은 소중한 사람들이 그립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우울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여튼, 가서 욕심내지 말고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