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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pang Design Dec 13. 2019

‘UX리서치 그리고 UX리서처’ with 디자인 테이블

Noah님이 말하는 UX리서치

얼마 전 쿠팡 UX디자인팀의 UX리서처, Noah님이 팟캐스트의 게스트로 초대받으셨는데요, 그 팟캐스트는 바로... 디자인 스펙트럼의  테이블입니다! 'UX리서치 그리고 UX리서처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김지홍 님의 진행을 통해 Noah님과 동반 게스트 장진규 님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같은 UX리서처지만, Noah님은 인하우스 리서처의 관점에서 그리고 진규 님은 UX 컨설턴트 겸 학계에 몸 담고 있는 연구자의 관점에서 많은 얘기들을 해주셨는데, 먼저 들어본 제 소감부터 말씀드리자면! 직무, 직군에 대한 정보는 물론 각자 분야에서의 경험담까지, 그야말로 UX리서치에 대해 총망라한 에피소드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 글은 디자인 테이블과 장진규 님의 동의를 얻어 정리한 글입니다. 디자인 테이블의 본 콘텐츠는, 링크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녹음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나, 매끄러운 전달을 위해 요약 및 첨삭된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지홍 님(이하 지홍) :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Noah 님(이하 Noah)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쿠팡에서 UX리서처로 일하고 있는 Noah라고 합니다. 쿠팡의 로켓와우라는 프로그램과 로켓프레시 관련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고요. 쿠팡 이전에는 제조사에서 모바일 UX(User eXperience) 설계와 선행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금융회사에서 UX디자이너로 근무한 적도 있고요.


장진규 님(이하 진규) : 안녕하세요. 저는 장진규라고 합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에서 교수로 부임해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서 투자 및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 UX에 대한 리서치를 수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밝혀진 제품, 서비스,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스타트업에 전달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앤젤 투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홍 : UX리서치에 대한 정의와 UX리서처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진규 : UX리서치 직군에 대해 어느 정도 통용되는 정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업에 가서 보니 기업마다 정의가 각기 다양했던 것 같아요. 섣불리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UX리서치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이해하려고 파고드는 감각이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리서치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겠지요. 기업들에 자문할 때도, UX리서처 직군이 그렇게 포지셔닝될 수 있도록 전파하고 있습니다.


Noah : 저도 동의해요. UX리서처라고 했을 때, 공통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 아직 없는데, 어찌 보면 필요에 의해서도 그게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다만, 프로젝트마다 목표가 있을 텐데요, 리서처의 역할은 그 목표에 따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풀어야 되는지 범위부터 설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범위가 정해지면,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문제의 원인 그리고 해결 방향성을 찾아가면서, 팀 안에서 함께 문제 해결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회사에 따라 UX리서처에 대한 정의는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범위가 모두 다를 테니까요.


제가 일하는 쿠팡에서는 UX리서치를 고객 리서치라고 많이 부르고 있어요. 리서치 앞에 UX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보니, 보통 화면에 나타난 것을 많이들 떠올리세요. 사용성이라든지, 사람들은 앱을 어떻게 쓸까, 편할까 불편할까, 이런 것들을 많이 리서치할 거라고 기대를 하세요. 물론 그런 것들도 하지만, 쿠팡 같은 경우는 고객이라는 조금 더 큰 범주에서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문제 해결의 범위에 따라, 온라인뿐 아니라 때론 오프라인 쇼핑 행태라든지 전혀 쿠팡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의 환경까지도 리서치 하고 있어요. 쿠팡에서의 리서처란 단일 화면의 기능 혹은 플로우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목표와 방향을 세우는 일, 더 전략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홍 : UX디자이너 혹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대한 정의는 점점 확실해져 온 반면, 왜 아직 UX리서처의 업무나 고유영역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 혹은 혼재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도 UX리서처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왜 UX리서처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 같아요.


Noah : 저는 이런 질문이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데요. 오히려 UX리서처라는 직군에 대해서 필요성을 점차 더 느껴가고 있는 추세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앞서 이야기드린 것처럼,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따라 리서치의 방향성과 종류가 달라지다 보니까, 딱 이거구나 떠올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UX리서처라고 부르진 않더라도 조직마다 비슷한 접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일하는 이야기를 할 때 더 부연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진규 : 음. 저는 UX 관련 직군들이 현업에서의 필요성에 따라 점차 다르게 포지셔닝되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이라고 하면 그림 그리는 것을 떠올리기 쉽죠. 원래는 그림만 그려내던 사람들이 왜 이 그림이 그려져야 하고,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UX라는 용어를 활용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UX디자이너라고 불리게 된 것 같아요. 디자이너와 리서처는 사실 굉장히 달라서, 하이테크 분야에는 리서처가 빠짐없이 있어요. 유독 아직까지도 UX분야에서 리서처라는 직군이 분명히 구분되지 않은 이유는 아무래도 UX리서처가 사용자 혹은 고객에 한정된 리서치이다 보니,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그래서 디자이너 직군으로 함께 많이 묶여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지홍 : 실제로 현재 각자 업계나 영역에서 UX 리서처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Noah : 쿠팡에서는 리서처가 하는 일이 굉장히 다양하고 전체적인 차원에서 운영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젝트 킥오프(kick-off) 전 선행 리서치를 진행하기도 하고, 실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PO(Product Owner), 디자이너, BA(Business Analyst) 등 모두 다 함께 하나의 팀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목표에 따라 리서치 영역, 대상, 방법론 등이 굉장히 다양해요. UX리서치의 가장 확장판으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홍 : 확장판이라고 하면 가장 넓게 일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Noah : 네, 보통 UT(Usability Testing)를 UX리서처의 주된 업무로 가장 많이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아니면 고객 인터뷰, IDI(In-depth Interview) 같은 것을 많이 떠올리시는데, 물론 저희가 진행하는 업무의 일부이지만, 저희는 데이터를 같이 보면서 우리가 발견한 고객 인사이트가 서비스에 잘 반영되어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있어요. 많은 기능을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UT 역시 당연히 매일매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규 : 저는 회사에 속해 계시는 분들보다는 더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제가 UX리서처로서 외부에서 활동하면서 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아직 개발 중이거나 적용되지 않은 기술에 대해서 선험적인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실무적으로는, UX관련 직군 분들이 많이들 힘들어하시는 KPI 설정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만들거나 실험한 결과물에 대한 비즈니스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지에 대해서요.


노아님께 하신 말씀 중 'UT나 고객 인터뷰가 UX리서치의 전부가 아니고, 데이터 역시 중요하다'라고 하신 부분을 인상 깊게 들었는데요. 사실, UX리서처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보고 인사이트를 얻고 그것을 제품에 녹여내는 것이거든요. 전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현업의 계신 분들께 계속 알리면서, 이런 직군을 채용하면 회사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지홍 :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 상에서, UX리서처가 대체 어느 범위까지 일을 해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말씀해 주신 바에 따르면, 앞, 중간, 끝 모두에 있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모든 리서처가 그렇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현실적으로, 그리고 이상적으로 리서처가 어느 범위까지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해야 하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진규 : 스타트업 대표님 혹은 기업 내부에서 신사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 같은 질문을 실제로 많이 주고 계세요. UX 직군에 있는 사람들이 업무의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같은 UX리서처 직군이라 하더라도 역량이나 배경에 따라 선험 연구 혹은 실무에 어울리는 사람이 각각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UX리서처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고요.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아기를 키우는 과정이라고 비유하면, 신생아 시절과 그 이후가 다른 것처럼, 리서처가 할 수 있는 일은 초창기에 많은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이 특히 UX리서처에 대한 니즈(needs)를 많이 표출하는 이유도, 제품 초기나 출시 전에는 그 영향력에 대해서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전 UX리서처가 가장 필요한 시점을 꼽는다면 출시 후 첫 번째 버전 리뉴얼되기 전까지 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기획자라든가 다른 운영 직군에서도 UX리서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깊이는 다를 수 있지요. 혹시 노아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Noah : 말씀하신 부분에도 충분히 동의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리서처라는 직무는 조직의 니즈(needs)에 따라 각기 다르게 포지셔닝되어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렸던 선행 연구는 진규 님께서 말씀해주신 선행 연구보다는 훨씬 더 가깝게 진행하는 연구라고 보실 수 있어요. 굉장히 빠르게 바뀌는 제품과 환경 탓에, 몇 달 후에 나올 제품에 대한 리서치라기보다 빠르면 한 달 그리고 길어야 두 달 앞서 선행 연구를 진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체적인 시장 조사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객들이 온라인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패턴 같은 것을 봐야 하고요. 당연히 2차 조사(secondary resarch)나 서베이를 진행하기도 하고 실제 고객들의 VOC(Voice of Customer)를 분석하기도 해요. 그러면 다음에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서 보다 선명한 밑그림을 그릴 수가 있지요. 


직접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안에는, 리서치를 통해 발굴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Design Requirement(디자인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작성해요. 디자인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 설정을 한 팀으로서 같이 하는 거지요. 이 Design Requirement가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가이드가 될 수도 있어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어떤 metric(수치)을 달성해야 하는지 알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희 쿠팡에서는 디자인과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UT나 서베이를 계속 진행하면서 리서처가 함께 Iteration을 합니다. 이렇게 한 팀으로 일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객 인사이트가 명확히 전달될 수가 있지요. 해석을 거치지 않으니까요. 저희는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함께 일하고 있고요.


또, A/B 테스트를 진행할 수가 있는데, 제품이 고객 관점에서 정말 좋은 디자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metric이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요. 고객은 저희가 예측하지 못할 때도 많으니까요. 그런 경우에는 다시 데이터를 분석을 해야겠죠. 어떤 부분을 놓쳐서 데이터에 다른 움직임이 있었는지, 우리가 예상한 대로 metric을 달성하지 못했는지를 보기 위해서요.




지홍 : 연결 지어서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기획자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말씀을 듣다 보니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데에는 리서처분들이 더 적합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기획자 역할을 리서처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진규 : 사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기획이라는 것은 필요합니다. 리서치도 플래닝을 한다는 점에서는 기획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연구 주제, 사용할 방법론 등 어떤 사용자를 대상으로 어떤 리서치를 하겠다는 것을 결정해야 하니까요. 단, 조직에 따라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기획자는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깊어야 하고 잠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기획자의 역할을 리서처가 대신할 수 있다기보다는, 어떤 직무에든 UX리서처의 역할과 관점이 부여된다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기획자 분들 중에 자신 직군의 정의가 모호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기획자 분들이 UX리서처 적인 역량을 갖추는 방향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Noah : 기획자라는 것은 Output(결과물)과의 관계가 더 밀접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리서처라는 직군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분석하고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 탐구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고, 기획자라는 건 결국 Output에 더 가깝죠. Output이 어떤 모습으로 되어야 할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 소통하는 역할이요. 그리고, 지홍 님께서 기획자와 리서처가 어떤 부분에서는 겹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UX 관련 모든 직군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제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의 일이 겹치지 않을 때 오히려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통의 영역이 있어야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이해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직군을 나누려는 노력보다는 서로가 공유하는 부분을 넓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어요. "UX리서처의 영역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이 토크의 주제이지만, 리서처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서로 동일한 맥락을 형성하고, 전체 프로세스에 대해 함께 오너십을 가지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홍 : 지금까지는 UX리서치와 UX리서처의 개념적인 면들과 직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실제로 진행한 프로젝트나 업무의 디테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진규 : 저는 컨설턴트로서 스타트업 자문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기존 서비스 사용자들의 정성,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리서치 방법론을 통해 질문을 구성하고, 서베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다면 다른 분야에서라도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고요.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나아갈 방향성과 부족한 점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인터페이스가 필요한다든지요. 이렇게, 과학자로서의 접근과 현업 리서처로서의 접근을 같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디자이너, 개발자 등 실무자들과 만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달하며 자문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Noah님이 쿠팡에서의 선행 리서치는 많이 앞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 두 달 앞선 선행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부분은 스타트업의 경우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지홍 : Noah님 같은 경우에는 인하우스 리서처로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 경험들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Noah : 제가 진행한 선행 리서치가 관련된 실제 프로젝트까지 잘 연결되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들 잘 알고 계실 로켓와우라는 멤버십 프로젝트였는데요. 고객들이 쿠팡을 잘 사용하도록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쿠팡 고객들이 더 편하게 쓸 수 있을지 그리고 이미 쿠팡을 잘 쓰고 있는 고객들은 어떻게 쿠팡을 잘 쓰고 있는지에 대해 폭넓게 선행 리서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바로 이어서, 실제 사용하는 고객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지요.


그 과정에서, 제가 앞서 선행 리서치했던 것들이 서비스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앞서 리서치할 때는 조금 뿌옇게 느껴졌던 것들이, 고객이 실제로 앱을 쓰면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가 되기도 했고요. 혹은, 고객이 이런 부분은 조금 어려워하지 않을까 했던 부분을 오히려 굉장히 잘 발견해서 기대 이상으로 잘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지홍 : 앞 단의 선행 리서치와 실제 업무에서 리서치를 할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금 궁금합니다.


Noah : 모든 리서치에는 가설이 있는데요, 가설의 범위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선행 리서치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알고자 하는 부분이 더 크겠죠. "어떤 부분에 기회가 있을까?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더 지원을 하거나, 도와주면 고객들이 더 잘 쓸 수 있을까?" 같은.


실제 디자인 과정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용성을 검증하는 가설들이 많겠죠. 디자인적 요소가 적절한 곳에 위치를 하고 있는지, 레이블이 잘 이해가 되는지, 인지가 잘 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더 구체적인 가설을 세우게 됩니다.


이렇게, 리서치할 때는 문제의 범위와 가설이 있어요. 리서치하는 단계와 대상에 따라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지요. 좁아졌을 때는 저희가 좀 더 저희가 검증해내는 방법이 구체적일 수 있고, 넓을 때는 2차 조사를 한다든지 할 수 있어요. 즉, 자유도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지홍 : 가설을 검증할 때, 검증하는 수많은 방법론들이 있을 텐데요. 데이터를 쓸 수도 있을 것이고요. UX리서치를 수행할 때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궁금해요.


Noah : 저의 경우만을 이야기해드리자면, 타깃을 정할 때 데이터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영향력이 가장 큰 대상을 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니까요. 서비스 내에서 무언가를 고친다고 했을 때,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고객 군을 선택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그게 비즈니스 적으로 얼마나 많은 임팩트가 있을지도 고려합니다. 그래서 리서치가 전략에 가까울 수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저희가 정성조사도 많이 하는데요. 사용자와 인터뷰를 할 때, 정말 불편해서 불편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추측해서 답변하는 경우도 많아요. 단지 기분에 따라서도 컨디션에 따라서 다르게 대답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cross check(교차 검증) 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사용을 해요. 인터뷰에서 불편하다고 고객이 말했다면, 정말 고객들이 해당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아닌지를 데이터가 말해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사용 Flow(흐름)를 볼 때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집중해서 해결해야 할 플로우가 어딘지도 데이터를 통해 선정할 수 있지요. 이렇게, 데이터를 모든 단계에서 다 각도로 볼 수 있습니다.




지홍 : 진규 님은 그럼 어떤 면에서 데이터를 사용하시나요?


진규 : 저는 리서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설을 명확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설과 질문을 잘 분별해야 하는데요. '왜'나 '어떻게'로 시작하는 궁금증들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 가설은 원인과 결과가 명확히 특정될 수 있어야 하죠. 답이 열려있는 질문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가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데이터를 내세우는 많은 기업들이 대부분 정량화된 데이터, 트래픽을 가지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파급력이 있으려면 개별적인 소리 역시 들어야 합니다. 주로 VOC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되는 것인데요. 그렇지만, 비정형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검증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도구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측면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홍 :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리서처분들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리서처와 디자이너의 협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Noah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업무 방식이라면, 결국 한 팀으로 일을 하는 거예요. 프로젝트에 있어서, 공동의 목표, 그리고 비슷한 수준의 상황과 조건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경우에 협업이 쉬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Metric을 정할 때, 즉 처음 킥오프를 할 때, 디자이너뿐 아니라 PO 등 모두가 모여서 목표와 상황에 대한 동일한 이해도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리서처와 디자이너가 굉장히 밀착되어서 일을 해요. 거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예를 들어, A라는 시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제가 리서처와 디자이너가 함께 Design Requirement를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이디어나 솔루션까지도 같이 논의합니다.




지홍 : 두 명이 파트너처럼 같이 일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Noah : 그래야 리서처의 고객 인사이트가 명확하게 전달이 될 수 있어요. 인사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적용하기 어렵게 되기도 해요. 워낙 서비스와 여러 환경이 급변하니까요. 인사이트도 적절하게 업데이트가 필요해요. 만약, 시간이 훌쩍 흐른 후에 과거에 나온 인사이트를 반영해 디자인을 하면 곤란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죠. 그래서 실시간으로 같이 논의를 하고, 만약에 검증이 필요한 단계에 있다면 저희가 UT를 빠르게 해서 디자인에 반영을 한다든지 합니다. 또, A/B테스트 성과에 따라서, 어떤 요소들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합니다.




지홍 : Design Requirement를 정리해주신 것에 따라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진행을 하겠지만, 리서치를 해서 결론을 내려하는 요소가 있다면 별도로 리서치를 요청하기도 하겠네요?


Noah : 네, 맞아요. 그런데 그 결론을 내려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부터 함께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Design Requirement도 리서처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발굴한 리서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함께 모여서 작성을 해요. 디자인 리뷰도 이 Design Requirement를 잘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는지 함께 논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디자이너와 리서처의 업무 영역을 구분하기보다는 한 프로젝트의 UX를 같이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군만 다를 뿐이고 사실 팀이 하나거든요. 한 팀 내에서 업무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홍 : Noah님 같은 경우에는 이런 시스템과 팀이 갖춰져 있는 회사에서 인하우스 리서처로 근무하시기 때문에, 이렇게 적용이 되는 것 같아요. 진규 님의 경우는 어떠신가요?


진규 : 협업 과정에서, 서로의 직무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서처는 논리적이고 논리를 세워서 검증하는 역할이죠. 리서치 내용을 디자이너든 다른 업무 관계자에게 전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것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논리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군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데, 피상적인 이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단어보다는, 일상적인 어휘와 언어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홍 : 마지막으로 좋은 UX리서처가 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팀으로서 어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Noah : 저 같은 경우에는 UX디자인 일을 하다가 리서처가 된 거잖아요. 실은 리서치라는 일은 어디에나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좋은 UX리서처라면 문제의 범위, 풀고 싶은 질문, 그리고 가설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스스로의 편견이나 마음속 가설을 멀리해야 한다고 봐요. 그때의 상황에 충실하여, 질문이나 가설을 설정해야 하고, 기존의 편견에 휩싸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죠.


또, 리서처가 하는 일에 대해서 명확한 R&R을 나누기보다는, 리서처든 디자이너든 PO나 BA든 모두 다 같이 큰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 팀워크를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리서처로서 전문적으로 논리적인 가설을 세우고, 정성적인 그리고 정량적인 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 인사이트를 찾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있는 조직의 시스템이 이상적인 시스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물론, 실제로 업무가 늘 이상적일 수 없죠. 리서처가 모든 경우에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다른 조직에서도 제가 있는 쿠팡에서처럼 디자이너와 리서처가 밀접하게 협업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리서치를 보통 외주에 맡기기도 하고, 조직의 여건에 따라 그에 맞는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겠지만, 가장 좋은 것은 한 팀으로 일을 하며 리서처와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 빠르게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규 : 리서처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대학원에 가야 하나요라든가. 하지만, 현업에서도 리서처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리서처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속한 조직, 회사의 관점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UX리서처로 진로를 삼고 싶은 분이 있다면, 다양한 차원의 고민을 스스로 해보려고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홍 : 오늘 많은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저희가 맨 처음 이 주제를 선정했을 때는 UX디자이너나 UX리서처 간에 큰 간극이 있다거나, 현재 업계에서 UX리서처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두 분 말씀을 들어보니, UX리서처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선명하게 알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Summarized by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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