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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다이어리 Jul 07. 2024

랜덤박스의 비밀


아이들이 스스로 모은 용돈을 가지고


사고싶은 걸 산다고 문구점에 다녀왔다.


뭘 사 왔나 물었더니


'랜덤박스'를 샀다고 한다.


랜덤박스


문구점에서 파는 랜덤박스?


궁금해서 아이들이 한참 갖고 놀던 거를 만지작 열어봤다.


투명한 비닐 속에 작은 봉투였다.


그 봉투 속에는 스티커들과 카드가 들어있었는데


아이돌 xx 그룹의 연예인들의 얼굴을 스티커로 제작한 카드들이 무작위로 들어가 있었다.


평소 특정 아이돌 그룹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만약 그 상품이 '아이돌 xx 그룹의 얼굴 스티커'라고 쓰여 있었다면 아이들이 굳이 고르지 않았을 거 같다.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몇 천원의 적지 않은 돈을 주고


문구점의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결국 랜덤박스를 골라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랜덤박스'라고 하는 미지의 희망을 돈을 주고 사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나? 싶었다.


그것을 풀어보며 막상 테이프를 뜯어 내용물은 막상 별 거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도


마냥 좋다고 동생이랑 랜덤박스 내용물을 가지고 한참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다.




선물은 포장되어 있기에 그것이 선물인 것이다.


내용물이 뻔히 보이는 물건은 선물(gift box)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선물의 포장을 뜯는 그 잠깐의 시간에 우리는 어마어마한 설렘을 느낀다.


랜덤의 매력인 것일까?


그러고 보면


인생은 '내일이라는 랜덤박스의 포장을 뜯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이런 마음이 내게 있다면


랜덤 박스의 결과물이 무엇이어도 기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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