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귀국
이제 승마는 모두 끝났다. 버스를 타고 2시간 반을 달려 울란바토르 시내로 들어왔다. 저녁먹기까지 시간이 남아 수흐바타르 공원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수흐바라르는 몽골을 중국으로부터 독립시킨 사람으로 국부로 추앙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를 기려 수흐바타르 공원에 동상을 세우고 맞은편 국회 의사당에 세워진 칭키스칸은 그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다.
훠거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체크인 하고 들어가니 상당히 높은 침대가 반겼다. 여행기 내내 이야기했던 무릎과 기립근 때문에 침대에 올라가기도 버거웠다.
숙소에 들어와 간단히 씻고 넷플릭스로 드라마 2편과 웹툰 몇 편을 보고 잠이 들었다.
오전 7시부터 조식 시작이다.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딱히 할일 없이 시간을 죽이던 나는 호텔 근처에 무었이 있나 구글맵을 켰다. 그러다 눈에 띈게 호텔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티베트 불교 사찰! 가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다.
강렬한 아침 햇살을 맞으며 사찰을 향해 걸어갔다. 햇살은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얼른 담벼락 밑 그늘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를 탐색하여 들어갔다. 우니라나는 사천왕'상'을 문 안에 세워 두었지만 이곳은 문에 그려넣었다. 그외에도 가루다나 호랑이, 용등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나라 탱화와는 또 다른-쫌 귀여운-느낌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색다르다. 큰 건물-아마도 대웅전(?)-한 채과 작은 탑 그리고 소원 돌돌이(마니륜이라고 한다.)가 눈에 보였다.
특히 마니륜 앞에 머뭇 거리며 손을 대어 움직였다. 혹시나 말도 안 통하는데 무례를 범할까 모든 행동이 조심 스러웠다. 다른 곳도 아니라 사찰이니...... 그러던 중 이곳 환경미화원분께서 매우 무심하게 마니륜을 그냥 죽~! 죽~! 돌리는걸 몸소 보여 주셨다. 이 뼛속까지 시려지는 쿨함이란....
사찰 본 건물로 들어가니 불상과 스님들이 불경을 낮은 목소리로 읊었다. 목탁은 따로 치지 않았다. 호기심이 동한 관광객 신분이지만 나도 모르게 결례를 저지를까 사진도 멀찍이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흔히 몽골 하면 무속신앙인 '텡그리'를 믿을 줄 알았는데 전패된 티베트 불교가 많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여기저기 사찰도 많이 보이고 내가 구경하는 동안 가족끼리 사찰에 와서 신앙생활(?)-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을 하고 있었다. 한국식 불교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이 있었으면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을 법하다. 어쨋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갈등중에 하나가 종교 갈등이라 솟아 오르는 호기심을 뒤로 하고 공항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가는 버스로 몸을 실었다.
이번 몽골 여행은 급작스러운 결정에 무작정 떠났다. 갑자기 생긴 연차에 맨날 여행이라면 다이빙만 다녔던 내가 해안가가 아니라 내륙으로 간건 처음이었다. 끝나지 않을거 같던 일정도 한줌 꿈과 같이 사라져 버렸고 복잡한 머리를 깔끔하게 비울수 있었다. 다행히 말 타는 즐거움을 1nm만큼이라고 느껴본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아마 나는 매년 여름 다이빙인가? 아니면 승마인가?를 두고 고민을 해야 할 거 같다.
이 글은 시리즈 입니다. 함께 보시면 더 재밌을거에요!
6.넷째 날 [마부들아 제발 내말을 보내지 말아 다오!]
7. 그리고 귀국
글 쓰면서 들었던 노래 : Megan Thee Stallion 인기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