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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나따 Oct 07. 2022

공부법의 대부분은 중고등학생때 배웠다

인문계 대학원생의 공부 방법 3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볼펜에 목숨걸었다.

얇은 촉이 장점인 하이테크 0.25. 

부드러운 필기감의 유니볼.

형광펜은 은은한 색감이 예쁜 마일드라이너.

그런데 요즘은 여기저기 행사때마다 나눠주는 공짜 볼펜 책상에 굴러다니는거 아무거나 집어서 쓴다.

필기 시대에서 컴퓨터나 아이패드로 메모를 하는 시대로 바뀌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공부에 대한 태도가 다소 느슨해진 이유도 있다.


나는 전공이 외국어인데, 대학생이 된 이후로 외국어 공부를 할 때 중고등학생 때 자주 하던 공부법을 적용하면 실력이 꽤 많이 늘었던 기억이 난다.  줄노트를 찢어서 세로로 길게 네번 접고 제일 왼쪽 칸에는 뜻을 쓰고, 그 옆 세 칸은 한 칸씩 접어서 외국어 단어를 쓴다. 이렇게 하면 3번 정도는 셀프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정말 원초적이고 다소 무식한 방법이지만, 고전인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어를 입으로 중얼중얼 발음하면서 뜻과 철자를 외우는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다. 


물론 현대에는 외국어 교육법이 단순 암기식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목표로하며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쓰고, 단어간 미묘한 뉘앙스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단계로 가려면 여러 어휘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구축해두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외국어공부법으로 들었지만, 먼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창의적인 응용과 깊이 있는 탐구가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모든 전공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숭고한 학문을 연마하러 대학원에 와서 이런 단순암기나 하고 있어야 하나,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먼저 내가 많은 정보를 알아야 그 다음 단게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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