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구만
항상 그렇게 생각하기는 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라고.
그런데 요즘 그걸 조금 잊어 버리고 있었던건 아닐까.
처음 30대가 막 되었을 때에는 사실 용기가 많이 생겼다. 나에게 남은 날 중에서 어차피 지금이 제일 젊은 날이니 뭘해도 제일 어릴때 시작하게 되는거라고 하면서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다.
통기타 동아리도 들어가 기타를 배웠고 캘리그라피나 아크릴화, 그리고 심지어 한복 만들기까지 그 전에 '아 좀 뻘쭘한데?'라고 생각하며 시작도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하기 시작 한 것이다.
물론 앞자리가 바뀌면서 얼굴이 더 뻔뻔해진것도 있어서일지 모르겠다.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냐면 오늘 문득 한 영상을 보면서 내 중국 유학 시절 같은 반이었던 일본인 할아버지가 생각 났기 때문이다.
20대 초반, 중국에서 1년 유학을 했었는데 같은반에 일본인 할아버지가 있었다. 매일 제일 먼저 교실에 와서 수업 준비를 하시던 할아버지였다. 나중에 할아버지와 조금 친해지고 난 뒤 알게 된 것인데 요텐 할아버지는 60대까지 일을 하시다가 은퇴 하시고 중국어가 배우고 싶어서 오신 것이라고 했다. 자기 손자도 대학을 다니는데 이제 같은 대학생이라며서 말이다.
그때 사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나는 대학을 들어갈 때 1년 재수를 했기 때문에 가뜩이나 남들보다 1년이 늦는데 중간에 휴학도 했으니 남들보다 더 늦는건 아닐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텐 할아버지는 은퇴 하고 나서,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서 중국까지 유학을 오신 것이다. 정말 멋있지 않은가? 그때 생각했다. 나도 늙어서까지 배울거라고.
절대 '배우기에는 내가 좀 나이가 많잖아...'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을거라고.
그래서 말 해주고 싶다. 내 글을 누가 볼지, 그 사람이 20대일지, 30대일지, 혹은 50,60대일지 모르겠지만 늦지 않았다고. 언제든지 시작 하기만 해도 이미 그것으로 충분히 멋지고 박수받을 만한 일이라고 말이다.
어차피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시작하면 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