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약해지기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강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다. 강한 사람이 살아남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배운다. 약함은 감추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도움을 구하는 일은 능력 없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다그친다.
가만히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도 나는 강한 척을 하고 있었다. 지치고 부족해도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 약해 보일까 두려워서, 뒤처질까 걱정돼서 마음을 더 단단히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렇게 버틸수록 마음은 더 쉽게 금이 갔다. 억지로 세운 강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약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 앞에서 솔직해지는 일. 도움을 청하는 것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용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 약함을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은 숨을 돌린다.
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관계에서도 균형을 만든다. 모든 짐을 혼자 지지 않고, 서로 기대는 방식을 안다. 나의 부족함을 감추지 않으면 상대 역시 자신의 약함을 내보일 수 있다. 그렇게 맞닿은 자리에서 관계는 더 깊어진다. 강함으로만 이어진 관계는 경쟁이 되지만, 약함이 허락된 관계는 신뢰가 된다.
나의 내면이 단단해진 건 아이러니하게도 약함을 인정한 이후였다.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비교도 줄어들었다. 부족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보다, 그만큼의 속도로 걸어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해지기 위해 애쓰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를 지키는 단단함은 약해지지 않으려 버티는 데서 오지 않는다. 나의 약함을 인정하고도 무너지지 않는 데서 생겨난다. 도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족함을 숨기지 않는 태도. 그 고백 같은 용기 속에서 진짜 강함이 자란다. 그렇게 나는 약함을 통해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