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폰을 구매할 시기에는 010가 시작되었기에 사용자 측면에서는 별다른 감이 없지만 아직도 그 번호를 쓰고 있는 가족이 있길래 조금은 섭섭하다. 폰번호를 외워서 공중전화박스로 엄마! 아빠! 전화해서 우산 좀 가져다 달라고 소나기 오는 날 급히 전화하던 추억이 있는 내가 외우고 있는 몇 안 되는 전화번호다.
이제 SK에서도 정부 승인을 받아서 단계적으로 차단을 한다고 한다. 발표하던 그 날 부모님이 전화를 하셔서 문자를 받았는데 어떡하냐고 물어보셨다. 문자는 카톡으로 보내주셔서 확인할 수 있었다. ( 부모님은 기계를 2개씩 사용하신다. 모바일과 카톡용 기기. 공대 출신 자녀는 이런 걸 해냅니다.) 결국 일어날 일이 왔구나 싶었다.
국가가 번호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고 하지만 다들 번호에 추억이 있기에 놓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내가 처음 쓰던 번호니까 마음에 들어서 가지고 싶은 것이다. 다들 처음에 대한 추억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가?
가뜩이나 스팸번호도 증가하는 마당에 여러 가지 번호가 있어도 될 거 같은데 왜 010으로 사용하는지 모를 일이다. 번호가 부족해서 020도 고민해 본다는 기사도 보았던 거 같다.
전화는 해야겠고 부랴부랴 전화를 바꾸러 가셔야 한다. 이제는 요금 할인 작전을 짜 봐야겠다. 데이터 요금 폭탄 맞으면 큰일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