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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빈 Mar 16. 2022

버그 파인더, 직업병이다.

거북목, 다리 붓기 등 누구나 직업병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일을 하기에, 어쩔 수 없는 다양한 직업병이 있다. 컴퓨터만 바라보고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으로 인한 거북 목과 손목 아픔은 양손으로 마우스 하는 능력으로 승하되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 주인공이 왼손으로 테니스를 치다가 갑자기 오른손으로 테니스를 (더 멋지게) 치는 것처럼, 왼손으로 마우스를 하다가 오른 손으로 마우스를 사용하면 속도가 더 빨라지는 능력을 탑재하였다. 

"난 버그 파인더(Bug Finder)다"


자제적으로 나 스스로에게 부여한 별명이 있는데 "버그 파인더(Bug Finder)"다. 업무상 기능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지만 뭔가 평소같이 않은 이상현상에 대해서 물어보면 그 근본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처럼, 평소 사용하던 툴에서도 어플에서도 버그를 찾고 있다.


누군가 열심히 만든 프로그램에서 버그를 찾는 것, 알 수 없는 직업병이 심해진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영향을 주는데 알면 더 잘 보인다고 문제점 발견하면 근질근질해진다.

특히 유명한 회사의 소프트웨어에서 버그가 나오면 엄청 신난다. 왜 남들이 잘못되는 것을 좋아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하지만 뛰어난 회사 시스템이 있어도, 출중한 실력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있어도 인간미가 풍기는 실수가 마음에 든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내가 실수하면 어느 구멍이든 찾아서 들어가서 숨고 싶지만, 먼저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참 난감하지만 말이다.


디자인적인 요소지만 핸드폰에서 앱을 사용하다가 화면의 줄 맞춤이 안 맞아도 신경 쓰이고, 테스트용 디자인을 그대로 올려도 신경이 쓰인다. 시간에 쫓겨 테스트를 잘 못해서 사소한 오류도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고객센터에 문의도 남겼다. 아 직업병, 그냥 그분들이 스스로 찾게 남겨둘걸 싶기도 하지만 신고해 주고 싶었다. 


그렇다고 버그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싶다가도 나름 같은 업종에 일하니 신고만 종종 해주고 있다. 분명 테스트할 시간을 윗분들이 충분히 안 주고 어서 다음 버전 출시해, 일정대로 해라고 푸시를 받아서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전형적인 상상을 해본다. 유독 소프트웨어 버그가 나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로봇이 아닌 사람이기에 실수도 발생할 수 있는데...




버그 이미지 출처: flaticon

<a href="https://www.flaticon.com/free-icons/bug" title="bug icons">Bug icons created by mynamepong - Flatic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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