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세운 부모 계명

어느새 세 살이 되어 쫑알쫑알 말도 제법 잘하는 아들과 무섭게 기어다니는 6개월 된 딸을 보며 우리 부부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 머리를 맞댔다. 결혼 전에 ‘결혼 예비 학교’ 과정을 통해 세운 ‘부부 계명’이 떠올랐다. 결혼 5년 차인 우리 부부는 그동안 부부 계명을 통해 한 몸으로서 견고한 관계를 다져갈 수 있었다.


우리 부부의 부부 계명은 다음과 같다.


1계명, 부부 계명을 벽에 붙여놓고 매일 묵상한다.
2계명, 남편은 사랑을, 아내는 존중을 서로 먼저 노력한다.
3계명, 자녀는 부모의 것이 아님을 잊지 말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서도록 한다.
4계명, 서로의 최우선 순위는 부모, 자녀, 형제가 아닌 바로 ‘배우자’임을 늘 생각한다.
5계명, 부부간 육신의 결합은 온몸으로 나누는 대화이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6계명, 배우자에게 불만이 있을 때 솔직하게 알리고 풀릴 때까지 대화한다.
7계명, 서로가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내가 채워줘야함을 안다.
8계명, 사랑은 상대의 조건이 아니라 나의 인격이다.


부모 계명은 부부 계명의 3계명을 좀 더 발전시킨 내용이다. 아무래도 육아 고수의 도움이 필요해 아들 넷의 엄마인 진로와소명연구소 정은진 소장의 저서 <우리 아이 기초 공사>를 참고했다. 책을 통해 우리 부부는 부모 계명을 세우기 위한 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을까? 서로의 생각을 한참 나누다 보니 ‘자식과 함께 성장하며 동역하는 성숙한 관계의 부모’라고 정의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가 정의한 부모가 되기 위한 부모 계명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부모 계명을 소개한다.


1계명. 자녀는 창조주가 우리 가정에 위탁해준 독립된 존재다.
2계명. 올바른 가치관 안에서 부모와 자녀가 각각 성숙하길 매일 기도하고 노력한다.
3계명. 좋은 부모가 되기보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길 훈련한다.
4계명. 부모의 순간적 감정이 아닌 깊은 사랑을 담아 지도한다.
5계명. 자녀의 행동이 아닌 존재를 풍성히 사랑하고 칭찬한다.
6계명. 아이의 기질을 존중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리며 인내한다.
7계명. 나를 위한 편리함보다는 남을 위한 불편함을 지향하도록 부모가 삶으로 가르친다.
8계명.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며 부부간의 성숙한 사랑이 최고의 교육이다.


부모 계명을 좀 더 쉽게 실천하기 위해 ‘부모 Do & Don’t 리스트‘도 만들어보았다.


Do. 부모로서 자녀에게 반드시 해야 할 5가지

1. 자녀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며 기질을 존중할 것
2. 자녀의 감정은 존중하고 행동은 훈육할 것
3. 자녀는 부모와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릴 것
4. 자녀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늘 느끼도록 해줄 것
5.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고 아이의 입장을 공감하며 아이의 존재를 칭찬할 것


Don’t. 부모로서 자녀에게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1. 부부싸움으로 냉랭해진 집안 분위기에서 눈치 보게 만들지 말 것
2. 부부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자녀를 통해 해결하려 하지 말 것
3. 자녀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타인과 비교하지 말 것
4. 부모의 가치관과 생각을 세뇌하지 말 것
5. 책임을 회피하고 변명하지 말 것


부부 계명이 결혼을 통해 우리 부부가 발견한 첫 번째 보물이었다면 부모 계명은 두 번째 보물이다. 지금 부부 계명은 침실에, 부모 계명은 식탁 옆에 붙여놨는데 첫째가 글자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쯤 떼려고 한다. (아이에게 덜미를 잡힐까 두렵다.) 그때까지 몇 년의 시간이 있기에 날마다 계명을 보고 곱씹으며 심장에 새겨야 할 것이다.


계명대로 살고자 하는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계명대로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태도다. 부모 계명은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이 아닌 겸손하게 노력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격려다. 진정한 계명의 완성은 진심을 담은 사랑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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