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생애 첫차 싼타페TM 출고

[30대 남성, 생애 첫차 싼타페TM 출고]


텅 빈 작은 교회. 네모진 검은 가방에서 검정 파우치를 꺼냈다. 지퍼를 열자 오색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노트북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타닥타닥, 타닥타닥.'


고요한 실내에 울리는 타자 소리가 어느 순간 장작 타는 소리로 변해갔다. 아, 글쓰기는 손끝으로 모닥불을 피우는 것이었구나.


나만의 캠프파이어를 한창 즐기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동그란 얼굴에 땡그란 안경, 둥글둥글한 몸에 고불고불한 머리카락을 장착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가 영화 시나리오를, 내가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자 두 개의 모닥불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두 아이의 아빠인데도 글을 쓰겠다며 퇴사한 나나, 영화를 배우겠다며 중국에서 아내와 함께 온 그나 대책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장작이 타듯 우리의 마음도 타들어갔고, 매캐한 연기처럼 가장의 삶도 알싸했다.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우리는 종종 교회에서 마주쳤다. 글과 삶이라는 공통 주제는 과묵한 두 남자를 수다쟁이로 만들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집사님, 잘 지내셨죠? 애기가 태어나서 차가 필요해졌어요."


내가 교회를 옮기며 소식이 뜸해진 그에게 연락이 왔다. 차를 사겠다는 말보다 아이를 낳고 차를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 나는 우선 만나자고 했다.


그는 가족을 위해 영화를 포기하고 취직하려 했었단다. 하지만 취업이 어려워 좌절하려던 순간, 쇼츠 드라마 제작을 맡으며 먹고살 길이 열렸다고 했다. '미니 영화' 제작자로서 꿈도 이루고 생계도 해결한 셈이었다.


나도 '책 쓰는 중고차 딜러'가 되어 그를 만나니, 짠했던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현재의 삶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서로를 축하하며 기쁜 마음으로 매물을 보러 갔다.



매번 느끼지만, 차는 주인이 정해져 있다. 전산으로 총 8대의 매물을 엄선해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했고, 최종 후보 3대의 실물을 함께 살펴보았다.


1픽이었던 2020년식 11만 km 싼타페(TM)가 워낙 압도적이라 적수가 없었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하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겠는가. 그가 계약하겠다고 해서 차량은 이미 출고 정비에 들어갔는데, 예상치 못한 예산 초과로 계약을 못 하겠다고 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보통 의뢰를 받으면 취등록세 등 부대 비용까지 포함한 최종 예산을 확인한다. 이때 보험료는 별도라는 점을 대다수 고객이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30대에 생애 첫차를 구매하는 외국인이었다.


나의 불찰이었다. 우리말이 워낙 유창해 그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문화와 정서가 다르기에 더욱 세심하게 챙겼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그는 통화를 하더니 보험료가 200만원 가까이 나온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문제는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



나는 즉시 보험료를 최저로 설계해 줄 담당자와 최저 금리로 소액 할부를 도와줄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예술가 타입이라 섬세한 데다 외국인이라 더욱 신중했던 그였기에, 진땀 빼는 시간이 흘러갔다.


결국 그는 만족스럽게 계약을 마쳤다. 오히려 위기가 기회였다. 내 마음에도 쏙 드는 차였으니, 고객에게는 오죽하랴. 세 식구가 안전하고 즐겁게 싼타페를 탈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예쁜 딸과 함께 찾아온 새 일, 겹경사에 첫차까지! 진심으로 축복하고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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