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차 10대를 팔면서 느낀 10가지 by 책 쓰는 중고차 딜러]
1.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 중고차 딜러가 되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시세보다 싸게 차를 사려는 욕심이 허위 딜러의 먹잇감이 된다. 반대로 차를 팔 때도 시세보다 비싸게 차를 넘기려 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공짜는 반드시 값을 치르게 된다.
2. 돈 앞에서 진짜 모습이 나온다
사람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중고차를 그냥 대충 사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나 역시 딜러로서 철저하게 따지고 꼼꼼하게 검사한다. “믿고 맡긴다”라는 말이 오히려 가장 무섭다.
3. 지하철을 타던 삶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삶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대기업에서 15년간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았다. 일정 간격으로 오는 열차에 몸을 구겨 넣고,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했다. 프리랜서는 다르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승객을 찾아다니며 떠들어야 한다. 두려운 설렘이 가득한 삶이다.
4. 그래도 내가 잘못 살아오진 않았구나
지난해 개인적으로 아픈 일을 겪으며 반년 넘게 SNS를 지웠고, 단톡방도 나왔다. 기운을 차리고 ‘책 쓰는 중고차 딜러’로 새 출발을 했다. 공백이 무색하게 많은 지인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100일간 차 10대를 판 것도 이분들 덕분이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5. 새 차를 평생 타지 않아도 된다
예전엔 차는 최소 10년 이상 타야 한다고 생각했다. 딜러가 된 후 신차 대신 이미 감가가 끝난 중고차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구형 고급차를 타면 사람들은 대부분 ‘예전부터 돈이 많았구나’라고 생각하지, ‘저렴하게 중고로 샀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6. 고객이 원해도 내가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선배들의 만류에도 고객의 드림카인 클래식카를 알선했다. 정비소 점검까지 마치고 출고한 차의 엔진이 하루 만에 멈췄다. 나는 고객 편에서 끝까지 싸워 원 차주에게 보상을 받아냈다. 고객은 왕이지만, 위험한 왕관을 쓰게 해드리면 안 된다.
7. 조금이라도 더 빨리 회사를 나왔어야 했다
사업을 시작한 선배와 ‘회사 생활은 몇 년 정도가 적절한가’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우리는 ‘5년’으로 의견이 일치했다. 과장 직급의 책임감까지 경험하고 나오면 직장에서 키운 근육을 사회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다. 너무 늦으면 바둑판 위의 장기알 신세가 되기 마련이다.
8. 최선을 다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의뢰가 들어오면 공부하고 검증한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했고, 유료로 차의 숨은 이력을 조회해 리포트로 보냈다. 하지만 정보만 가져가고 정작 차는 사지 않는 고객들도 있었다. 처음엔 원망했지만, 의뢰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9. 돈은 스트레스에 비례해서 번다
차 10대 중 7대를 지난 1월에 출고했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차를 매개로 몇 년 만에 만난 지인들과 반나절 이상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통장에 숫자가 늘어갈수록 스트레스도 쌓였다. 돈은 쉽게 버는 게 아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까.
10. 차는 하나님이 주시는 기적이다
내가 잘한다고,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연들이 뜬금없이 연락을 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시처럼, 차 한 대를 판다는 건 실은 하나님이 주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