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특별한 우정
[30대 남성 생애 첫차! 트레일블레이저 (ft.특별한 우정)]
인연이라는 건 참 기묘하다. 대학교 후배가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를 내게 소개해줬다. 사연을 들어보니 이들의 우정이 보통이 아니었다.
후배에게 지금의 아내를 소개해준, 말 그대로 '인생의 은인' 같은 친구라고 했다. 그런 소중한 친구의 ‘생애 첫 차’를 내게 맡긴 것이었다. 나를 믿어준 후배의 마음과, 그 친구의 설렘이 동시에 느껴져 어깨가 무거웠다.
첫 만남은 2주 전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연차 내기 힘든 고객을 위해 문 연 정비소를 수소문해 트랙스 두 대를 점검했다. 엔진룸만 봤을 땐 깨끗했다. 하지만 리프트를 띄우는 순간 반전이 시작됐다. 한 대는 하부가 누유로 축축했고, 다른 한 대는 에어컨 컴프레셔에서 형광색 냉매가 줄줄 새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대학생 여자친구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놓치지 않았다. 흔히 남자가 여자와 쇼핑할 때 전쟁터급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들 하지만, 반대로 자동차를 모르는 여성이 중고차 단지를 배회하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은 고역이었을 터다. 여자친구를 위해 중고차를 사려다 오히려 싸움이 나면 안 되기에, 결국 다음을 기약하자고 했다.
2주가 지난 오늘, 비 오는 수원역으로 고객을 마중 나갔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 고객은 완전히 ‘버전업’ 되어 있었다. 첫 동행에서 많은 걸 느꼈는지, 정보 검색도 많이 하고 예산도 증액해 왔다.
운전이 서툰 초보라 시야 확보가 잘 되면서도, 여자친구를 데리러 갈 때 나름의 ‘하차감’까지 챙길 수 있는 차. 예산 안에서 결론은 명확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였다.
전산에서 찾아낸 매물은 22년식에 주행거리 13만 km. 숫자만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나는 확신했다. 1인 소유에 7천 km마다 엔진오일을 갈며 공식 센터에서 애지중지 관리된 차였다. 신차 보증이 끝나는 시점에 감가는 커지지만, 관리 상태만 좋다면 그 감가는 오롯이 고객의 ‘가성비’가 된다.
실제로 리프트를 띄워보니 하부는 뽀송뽀송했고, 방지턱을 넘을 때의 쫀득한 하체는 13만 km라는 숫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역시 차는 ‘누가, 어떻게 탔느냐’가 본질이라는 걸 다시금 확인했다.
계약을 마치고 수원 SK V1 모터스에서 가장 맛있는 제육볶음을 대접했다. 돈가스, 국밥과 더불어 남자의 3대 소울푸드인 제육이 입에 들어가자, 고객의 얼굴에 비로소 안식의 미소가 번졌다.
고객은 첫차 구매에 너무나 만족해하며 내게 거듭 고맙다고 했다. 주변에 꼭 소개하겠다며 명함 5장을 챙겨가는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책 쓰는 중고차 딜러’로서 내가 가져야 할 소명이자 보람이 아닐까.
귀한 인연을 믿고 맡겨준 후배와, 생애 첫 차의 주인공이 된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두 사람의 앞날이 이 차의 컨디션처럼 언제나 쾌청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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