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컴퓨터 시대에 딜러로 산다는 것

독토 모임 후기

[독토 모임 후기 - 바퀴 달린 컴퓨터 시대에 딜러로 산다는 것]


수원 브로드카의 지적 사랑방, '독토글'(독서토론&글쓰기) 모임의 열기는 어제도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주엔 글쓰기, 이번주는 독서 토론으로 모였다.


중고차 매매단지라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차 파는 작가'와 '사유하는 딜러'들이 모여 나눈 어제의 대화는 무엇이었을까? 두둥!! 인공지능의 윤리부터 자율주행의 미래, 그리고 인간의 실존까지를 넘나드는 풍성한 나눔의 장이었다.



먼저 김 대표는 소설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를 소개했다.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의 귀환이라는 설정 속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차를 팔았을 때보다 더 밝은 미소로 말하는 김 대표를 보며 책이 주는 유익에 감사했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차를 마주한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혜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설의 언어로 되새긴 시간이었다. 비즈니스의 완성은 결국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되는 거니까.


강 이사는 최근 '클로드(Claude)' 이슈를 꺼냈다. AI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미국 국방부가 요구한 군사적 살상 무기 활용과 대량 감시 목적의 AI 활용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대중은 오히려 앤트로픽의 윤리적 고집에 열광하며 클로드를 지지했고, 불과 한 달 전 애플 앱스토어에서 100위권 밖이던 앱이 순식간에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사건은 어떠한 외압과 이익 앞에서도 '사용자와의 신뢰'라는 본질을 지킬 때, 결국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신뢰를 파는 중고차 시장에서 우리에게도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앤트로픽의 행보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김 팀장은 최근 업계의 대형 뉴스인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독일 ZF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약 2조 6천억 원에 인수한 사건의 파급효과를 나눴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되었다. 삼성이 자율주행의 신경망을 장악하게 되면서, 중고차 가치 산정의 기준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엔진 상태만큼이나 전자 장비의 정밀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력이 중요해지는 시대이니 말이다. 우리 딜러들이 단순한 영업사원을 넘어 '모빌리티 테크니션'의 안목을 가져야 할 이유다.


마지막으로 조 이사는 베스트셀러 <먼저 온 미래>를 통해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와 다가올 변화를 짚었다.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으로 인해 내가 도태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조 이사는 처음으로 AI 유료 버전을 결제했다고 했다. 낯선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 능동적으로 마주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인간적 유대를 지켜낼지 함께 고민한 시간이었다.


양평에서 수원까지 왕복 150km, 고단한 출퇴근 길이지만 이런 깊이 있는 대화가 있기에 즐겁다. 차를 파는 기술보다 세상을 읽는 통찰을 함께 나눠주는 독토 멤버들 덕분에, 오늘도 한 뼘 더 성장한 기분이다. 치열한 현장에서도 책장을 넘기며 사유의 끈을 놓지 않는 수원 아재들의 항해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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