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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몸짓에서 하나의 눈짓으로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 (웨일북, 2020) 출간

2019년 10월 22일, 나의 로망이었던 서재가 생겼다. 아내의 배려로 작은 방에 있는 아이의 침대를 안방으로 옮기고 그곳에 책상을 놓았다. 기쁜 마음으로 그날 저녁 김난도 교수의 ‘2020 트렌드’ 강연에 다녀왔다. 여러 키워드가 있었는데 핵심은 밀레니얼 세대였다.

강연 내내 나는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90년생이 온다>의 돌풍 때문이었을까. 분명 80~90년대생을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라 칭하는데 강연의 무게중심이 90년대생에 쏠려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80년대생을 대변하는 내용이 없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애초에 80년대생과 90년대생을 같은 세대로 분류한 데에 한계가 있었으리라. 물론 세대 담론의 일반화는 위험하지만, 그래도 중국처럼 10년 단위로 세대를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밀레니얼 세대 안에서도 늙은 밀레니얼인 80년대생은 찬밥 신세였으니까.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서재에서 생각에 잠겼다.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싶었고 널리 알리고 싶었다. 대한민국 80년대생, 즉 지금의 30대 직장인의 삶과 그 무게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자가 출판했던 <서른의 삶이 서른의 나에게 묻다>의 목차와 순서를 수정한 원고 <서른의 고민>을 출판사에 투고했다.

다음날 23일,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웨일북에서 내 원고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에, <90년생이 온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으로 유명한 그 웨일북이라니! 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받은 예기치 못한 큰 선물이었다. 폭염과 사투를 벌이며 처음 원고를 집필했던 2018년 여름의 기억이 떠올랐다.

멋모르던 우리 초짜 부부는 당시 전원주택이라 쓰고 시골 농가라 불리는 집에 살면서 많은 대가를 치렀다. 게다가 2018년 1월에 출산한 첫 아이를 키우며 초짜 부부는 초짜 부모로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아내의 고생이 심했다. 육아휴직에 들어간 남편을 쉬게 해 주려고 아내는 자처하여 워킹맘이 되었다.

나는 낮에는 육아, 밤에는 집필에 매달렸다. 아내는 최대한 일찍 퇴근하여 내가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아내에게 미안해서라도 나는 이를 악물고 전투적으로 원고를 썼다. 펄펄 끓었던 한반도의 여름에 뒤질세라 내 안의 열정도 불타올랐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짓말같이 찾아온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드디어 집필을 마쳤다.

아내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아내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지희야, 사랑해. 아빠에게 삶의 기쁜 책임감을 선물해 주는 아이들에게도 참 고맙다. 선강아, 예안아 사랑해.

2018년 9월 17일에 난생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출판사에 투고했다. 하지만 출판의 결실로 이어지진 않았다. 고생한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그로부터 1년 반의 시간이 흐른 후 원석으로만 남을 뻔했던 원고가 웨일북을 만나 보석으로 거듭났다. 웨일북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동안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내고 4월에 생일인 아내에게 때마침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숙성된 김치가 맛있듯 글에도 숙성 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부족함이 많은 내가 숙성되어 갈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준 가족들, 늘 함께 있어 준 친구들, 선한 영향력을 준 멘토와 직장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독자들과 교감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독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한다.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원고에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라는 이름을 불러주자 '꽃'이 되었다. 이제는 이 책이 누군가의 마음에 따스히 내려앉아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길 기도한다.


5월 초에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책은 4월 말에 출판 예정이고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출판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 콘텐츠에 투자해준 출판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브런치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출판사와 계약으로 인해 브런치북 <서른의 고민>과 매거진 <서른의 삶이 서른의 나에게 묻다>는 이번 주말(4월 26일)까지만 게시하고 비공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독자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출간 작업에 에너지를 쏟느라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연재 예고 링크 ]

1. http://naver.me/FVUTxnyF

2. http://naver.me/xRVvkUqi

3. http://naver.me/FHZegyD5

4. http://naver.me/5k30U5dI

5. http://naver.me/FRYfEzSs

6. http://naver.me/Fjrh2Uv5

7. http://naver.me/F8RVyxXr

8. http://naver.me/Gyjqz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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