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두 집 사이에서 살고 있다

by 오로라

집을 샀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게 축하부터 건넨다.


"축하해. 결국 남는 건 집뿐이야."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때마다 잠깐 할 말을 잃는다.

남는 건 집이 맞는데, 그 집이 나를 남김없이 가져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다.

아마도 그 집을 선택한 기억보다 받아들인 기억이 더 또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에게 집은 한 채가 아니다. 우리에겐 아직 처음으로 가졌던 집이 남아 있다.

애정을 담아 가꾸었던 우리의 첫 집.

팔리지도, 정리되지도 않은 채

그 집은 내 삶 한쪽에 고집스럽게 놓여 있다.

통장 잔고에도, 월간 일정표에도, 그리고 마음이 가장 먼저 무거워지는 자리에도.


지금 사는 집의 대출 이자는 지독하게 정확하고, 관리비 청구서는 단 하루도 늦는 법이 없다.

집은 나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영악하다. 내가 잠든 사이에도 자신의 몸값을 이자로 꼬박꼬박 챙기며

혼자 숨을 쉰다.


은행 앱을 열 때마다 뉴스 사회면에서나 보던 하우스 푸어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비극으로 점철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오늘도 이 집에서 정성껏 밥을 지어먹고, 정갈하게 빨래를 개고, 아이를 품에 안아 재운다. 그리고 가끔은 환하게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웃기도 하니까.


이 글은 집을 소유한 사람의 이야기도 아니고 집 때문에 망한 사람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집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하나 더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기록이다.

물론 약간의 투정도 섞여 있겠지만.


첫 집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두 번째 집은 이미 시작되었다.

나는 그 두 집 사이에서 살고 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