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J) 엿보기

놀이

by 고무줄

타는듯한 갈증도 언감생심 승부의 찰나에 끼어들 수 없다. 영겁의 시간이 흐른 것과 같은 집중의 시간이 골목의 적막함을 겨우 휘두르는 느낌이다.

비석 치기 도둑 발은 고도의 집중을 발휘해야 하는 한 번의 진검 승부이다. 시작선에서 비석까지의 길을 험난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인내의 순간을 버티고 정확하게 발등 위의 비석을 상대에 비석에 적절한 힘과 강도로 떨어뜨려햐 하는 단 한 번의 진검승부. 빠 샤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상대의 비석은 힘 없이 쓰러진다.

당황한 상대는 발 사이에 비석을 끼우고 깡충깡충 뛰어서 자웅을 가리는 토끼뜀, 배 위에 올려서 비석을 사장님 걸음으로 걸어가서 맞추는 배치기 등 머리, 어깨 옆구리, 종아리 등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하는 전략을 써보았지만, 제이의 탁월한 균형감각 및 비석 치기 감각으로 번번이 상대의 비석을 쓸어 뜨린다.


슬라임~

알록달록한 화학약품 성분에 늘어나고 합쳐지고, 여러 가지를 부재료를 섞으면서 노는 최근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고 있다.

찰흙~

다양한 모양을 단지 장인정신 하나로 가공하여 공룡도 만들고, 자기 얼굴도 만들고, 접시도 만들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물론 학교 미술시간에 가져가서 다양한 숙제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그렇게 마냥 신나고 재미있는 활동은 아니었다. 심지어는 집에서 숙제를 만들어 가야 하는 고통의 창작 시간도 가끔 필요했으리라.


제이는 마냥 노는 것이 좋은 친구이다. 비석 치기를 하던, 찰흙놀이를 하던, 딱지치기를 하던 공부를 제외하고는 열심히 노는 것을 좋아하였다. 모여서 하는 놀이를 개발하는 것을 중 차대차 한 과제였다. 심사숙고 끝에 오늘 하루를 어떤 놀이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바에 따라서 그날의 일과 및 재미가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때에 따라서는 놀이도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 하지만 딱지치기도 그날그날 친구들의 상황에 따라서 선뜻 놀이 방법을 바꾸면 된다.

동그란 종이딱지만 하여도, 엄청난 딱지를 이용하여 홀짝 집기, 글자숫 많기, 숫자 대결, 딱지에 등장하는 사람 숫자 세기 등 수없는 딱지놀이를 할 수 있고, 심지어는 그 동그란 딱지를 손가락에 끼워 날려서 따먹거나, 어떤 때에는 하릴없이 벽에서 선을 그어놓고 떨어뜨리기까지 하는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종이딱지 출처: 인터넷


그뿐이랴. 친구들이 동그란 종이딱지가 없다고 하면, 그냥 집에서 다들 달력을 가지고 모이면 된다. 빳빳한 달력을 잘 접어서 사각 딱지를 만들면 다들 훌륭한 딱지 전투 도구가 생기는 것이다. 내가 곱게 접은 딱지가 빳빳하고 상대의 딱지를 빡하고 던지어 탁 떨어진 후 상대의 딱지가 벌렁 넘어가면 왜 그리 신이 나고 기운이 솟아나던지...

하물며 상대가 만든 달력 딱지를 이겼다고 집에 가지고 간다. 부모님들은 8월에 달력이 딱지로 승화되어 답답함을 감내하시어야 하는 것은 딱지 치기의 덤이며, 어른들에게 달력을 일찍 사용기한보다 먼저 소진한 야단을 맞게 되는 경우 아쉬운 대로 신문을 열심히 접어서 딱지를 만들어 보지만, 그럴 경우 친구들의 빳빳한 달력 딱지에 상대가 안되어 힘없이 훌렁훌렁 내 딱지가 넘어가면 쉴 새 없이 종이를 구하러 다니면 딱지를 남들이 대회를 하는 동안 열심히 접어야 하는 비애를 감당해야 한다.

(중략...)


P.S:

사실 제이(J) 엿보기의 기획안은 어릴 적 소꿉놀이, 동네놀이였습니다. 최근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자기기를 붙들고 여가시간을 보내고 전자게임 기능에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그 어린 시절의 몸으로 하는 놀이와 아주 토속적인 놀이들을 소개하는 의도로 제이 엿보기 시리즈를 그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써 갈까 하다가 대적할 수 없는 사회현상과 문화현상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이 다 아시는... 네...'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라는 매체를 통해서 전 세계로 방영되는 동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제가 본 기획을 글로 쓰기 시작할 때는 본 드라마 개봉 전이라...ㅜㅜ

저도 오징어 게임을 정주행 하였고, 많은 어릴 적 게임들이 나오는 영상이 신기하였고, 그러한 동네돌이들이 추억에서 다시 소환되는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만, 저희 제이(J) 엿보기의 기획안은 거대 자본 넷플릭스 및 오징어 게임 창작자분들에게 밀려 쓸쓸히 그 기획안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기억하는 어릴 적 놀이는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곳에서는 '오징어가셍' 이라고 불렀던 것 같고, 사방치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발야구, 농구, 축구, 말뚝박기, 닭싸움.... 휴~ 사실 놀고자 하면 모든 것들이 놀이거리였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때 같이 대충 옷을 걸치고 뛰어다닌 동네 꼬마들이 그립고, 깐부를 먹고 팀플을 하며 놀던 시대와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저도 늘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 자녀들이 골목으로 뛰어다니며 몸을 쓰고 놀 수 있는 환경이 다시 형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쓸데없이 사설이 길어진 점 양해 부탁드리며, 본 기획안은 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창작의 어려움은 소재, 취재, 시간싸움 등이라고 생각하는 초보 글쓰기꾼이 마무리로 몇 자 더 적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