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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일본_오키나와(6)에필로그_ 오키나와의 숙명

4일 - 나하 국제거리&나미노우에 해변/ 류큐왕국에서 오키나와까지

이번 해외여행, 일본 여행은 물가가 역대급으로 쌀 때 왔지만 생각보다  지출을 하고 있었다. 그중 거의 50%정도나 차지한 사설 교통비(택시투어 때문이긴 했지만 당시 성수기로 접어들 때라 렌터카 예약을 미리 했더라도 코로나 이후로 세 배 이상 올라 현지인들도 너무 비싸졌다고 함) 가 가장 컸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날씨 운과 숙소가 참 좋았다.

카눈 태풍 이후 어떻게 됐을지 궁금한 숙소... 건재하길!

3박 4일 여행에서 떠나는 날 아침. 활기차게 기상 후, 커피를 들고 뒤의 해변으로 가서 여유를 조금 부리다가 이내 정신을 챙기고 숙소로 들어와 나갈 채비를 했다. 씻고 짐을 다 챙긴 후, 8시가 넘은 이른 시간에 어제 택시투어 기사님을 다시 만나 관광 명소인 나하시 국제거리로 향했다. 여긴 서울의 명동 같은 곳이다.

'텐부스 나하'라는데, 여기가 국제거리 광장 같은 곳이 아닐지. 근처에 여행자 안내소(Information Center)도 있다
면세가 되는 기념품 숍이 몰려있던 곳

시간이 많고 저렴하게 사길 원하는 사람은, 거리 안쪽에 큰 마키시 시장이 있는데 거길 찾아가서 흥정해서 사면 좋다고 한다.

평일 10시 반 나하 국제거리의 스타벅스

국제거리 주변에 많은 가게가 있는데, 명동의 거리만큼 다닥다닥 붙어있기보단 매장의 위치들이 서로 여유가 좀 있다. 공항 근처 관광 구역인 만큼 면세 가능한 상점도 가보고, 스타벅스도 들어가 보았다. 수년 전 이상이면 정말 식비 물가가 우리보다 꽤나 높은 거로 인식했었는데, 이젠 오히려 한국에서 물품 및 식비가 대체로 일본보다도 더 비싼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 최근 몇 달간 두드러진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것도 한몫하며, 이러니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행을 많이 오지 않겠는가. 저렴하고, 인프라 훌륭하고, 음식들도 대체로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하니 비행기 표를 끊어 역대급으로 일본 여행을 오는 것. 이런 현상까지 너무 이해가 잘 되며 언제부턴 경제까지 이어지는 공부에 맛 들였는데, 이런 현상이 더 자연스레 이해되고 앞으로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지까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그냥 모험심에 기인해 여행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여행지 상권을 보게 됐고 그곳 사람들의 특성 및 문화를 파악하고 거꾸로 거슬러가며 지역 및 나라까지 이어지는 역사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든 게 연결되면서 이 여행지와 나라까지 받아들이고 더 알 수 있게 되는, 이런 것도 여행의 큰 묘미가 아닐까 싶다.

모노레일 정차역인 앞에 있던 류큐 상징물(수컷 암컷이 따로 있다고) 동상
12시까지 공항에 가야 해서 찾아본 근처 해변. 나미노우에 신사 옆에 비치가 있어서 1시간 정도 들렀다
공항서 10분 거리에 이런 해수욕장이!
신사 [ 神社 ]
원어명: じんじゃ(진쨔)
일본의 신도(神道) 신앙에 의거해서 신들을 제사지내기 위해서 세워진 건물, 또는 시설을 총칭해서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신이 진좌하는 본전, 신을 예배하고 각종 의례를 행하는 배전(拜殿), 본전ㆍ배전 등을 둘러싼 서원(瑞垣), 신역에 대한 문에 상당하는 조거(鳥居)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그외에 신보를 두는 보전(寶殿), 참배자가 심신을 정결히 하기 위한 수수사(手水舍), 신에게 봉납하는 신락을 연주하는 신락전, 신관의 집무를 위한 사무소, 신원(神苑) 등 여러가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신사 [神社]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일본 곳곳에 있는 신사

그리고 그 위에 신사가 있었다. 신사를 모시는 일본인들에게 흔한 풍경. 해변에서 조금 올라가 신사로 가서, 나도 오랜만에 의미 있는 소원을 빌어보았다. 폰을 잘 간수하는 내가 누구와 부딪혀 또 떨어뜨렸을 정도로 열중해 빌었는데, 지나고 봤을 때 그만큼의 의미 있는 기도가 되었기를.

나하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그리곤 출국 2시간 반 전인 12시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아쉽다. 그러니 이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난, 어제 택시투어로 하루를 효율적으로 투어한 것에 대해 만족했고 그런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다시 올 수 있다는 기약도 있지만 내가 또 여길 밟게 되기 전까지는 모를 일이다. 일반 사람들도 정말 좋거나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면, 두 번 이상 방문하는 해외여행지가 통계적으로 정말 드문 편이기 때문이다.

생일이라고 하니 생일 선물도 챙겨주셨던 친절한 친한파 일본인 기사님. 헤어질 때 아쉬움에 손을 흔들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공항에선 과자숍에서 맛있는 일본과자를 조금 샀다

나하공항 면세점은 국내선이 크다. 공항 국제선에 처음 도착했을 때, 입국 수속 후 국내선 면세점으로 가 쇼핑해서 렌트카를 빌리는 사람은 차에 보관해 운반하는 팁이다. 국제선의 쇼핑 리스트는 품목이 많지는 않으니, 살 것이 있다면 여행 중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두고 공항으로 오기 이틀 전쯤 돈키호테 등의 큰 종합상점에 들러 산 후 공항으로 갖고 오는 게 좋다. 개인적으론 한국 공산품들에 비해 일본 제품들이 큰 메리트를 느껴 구매할, 내가 필요한 것이 없어서 과자만 샀던 것. 일본 제품들을 둘러보니 이제는 한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한국 공산품들이 정말 갈수록 가성비가 훌륭하고 튼튼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생기게 되었다. 일본에 진출한 화장품 등의 한국 제품들이 정말 잘 나간다고 한다. 그래선지 오히려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쇼핑을 해가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또한 잘 이해가 되었다. 그냥 국뽕이 아니라, 이런 근거로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니 그랬다.




에필로그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류큐왕국,
그러나 숙명처럼 일본의 역사와 경제와 더불어 살아가는 오키나와


먼저 역사적으로, 류큐는 처음에 독립 왕국이었지만 1609년에 현재의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지방을 지배한 영주(領主) 에 의해 정복되어 일본에 복속되었으며, 메이지유신[明治維新] 후 1879년에 오키나와현이 되었다. 오키나와의 특히 나이가 든 시민들은 일본 본토의 섬과 떨어져 있던 자기가 오래돼서 그런지 독립성이 강하며, 아직도 독립된 섬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행정상으로는 일본의 현에 속하지만 본토 섬과 교류가 덜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주둔한 미군 기지의 영향으로 미군 문화 그리고 오히려 위치가 1시간 비행으로 더 가까운 대만과 교류를 이어오면서 이 둘의 성격을 더하게 되었다. 마침 내가 대만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돼서 오키나와를 겪어보니, 같은 한자 그것도 번체자를 쓰는 풍경도 매너 있고 개념이 좋은 국민성도 흡사했고 대만보다 좀 더 경제력이 높은 만큼 발전한 일본의 국민성과 지리적인 휴양의 성격을 더해 오키나와라는 '동양의 하와이' 성격의 휴양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남의 나라 역사이고 내가 언급하기에 조심스러운 것도 있지만, 정말 오키나와 시민들은 위와 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또한 최근에 오키나와 현 지사(시장)는,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아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감축할 것을 촉구했으며 5월 13일에는 오키나와에서 2천 명이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행진에 나섰다고 한다. 다마키 데니라는 이름의 일어와 영어 이름을 가진, 혼혈인인 이 사람은 오키나와의 역사를 잘 나타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 오키나와의 지사는 친중 성향임을 알 수 있으며, 대만의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오키나와 이는 일본의 군사적인 부분과도 얽혀있는 것도 유추할 수 있다.

일본의 정책을 따르며 살아가는 한편, 지리적으로 독립돼있고 사계절 내내 온난한 자연환경의 이점을 살린 휴양지로서의 오키나와의 매력은 갈수록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몇 년 사이 일본 경제의 엔저 현상이 더해진 것은 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태평양에 위치한 섬 도시여서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잦은 편이기에 가능한 한 몇 달 전에 여행을 예약하는 것보다, 방문할 수 있는 기간 내에서 태풍의 영향이 어떤지 체크해서 피하는 게 좋겠다. 오키나와는 벌써 올해만 3회 이상의 태풍 피해를 입고 있는데 6월에 2호 마와르, 3호 구촐, 또 요즘 8월엔 7호 태풍 카눈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시민들은 태풍에 익숙하며, 덤덤히 다시 복구를 하면서 또 살아가고 있다. 년에 며칠 정도만 태풍을 조심하고 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서는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사방의 나라가 여러 재해를 막아주는 효과를 누리는 복된 국가인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난 오키나와 시민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본인이 살고 있는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외국인들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또 베풀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이 도시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엔 한국의, 한반도와도 관련된 오키나와의 군사적 내용. 오키나와에는 일본 유엔군사령부(일본과 미국 등 유엔군이 결합한) 후방기지 핵심 부대들이 몰려있다. 한반도 유사시 핵심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충지들도 몰려있다. 한국과도 이렇게 연관된 곳이란 생각을 하며 여행을 하면 더 의미가 크게 다가올 듯.


한편 거의 20여 년 만에 일본을 여행하며, 이 세월 간을 따라잡을 수 있겠냐는 일본의 경제 및 문화성 등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을 여행 도중에 느낀 것 또한 재미있던 점이었다. 그만큼 한국이 많이 발전했으며 소니 등의 제품보다 한국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이병철 이건희 회장의 삼성과 LG의 가전제품을 넘어 반도체, 이젠 화장품 등의 뷰티 제품들까지도 일본 본토는 물론 세계적으로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자부심 또한 느끼곤 했다. 한국의 성장은 정말 놀랄만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만 있으면 모를 수 있지만, 세계인들이 우릴 생각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증거로 한류가 부상하고, 외국인들의 한국 유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어쨌거나 인천공항에서 2시간 15분의 가까운 비행시간으로 갈 수 있는 외국, 휴양으로 좋은 관광 인프라,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해양스포츠가 가능한 점, 지속되는 엔저 현상으로 여행하기 좋은 물가의 상황은 오키나와를 여행하기 좋은 점인 건 맞다. 비행기 표를 저렴히 잘 구하면 꽤나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 다만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렌터카와 택시투어 등도 잘 고려해 여행 계획을 하면 좋을 듯하다. 여행을 잘하고 돌아오면, 재충전돼서 다시 일상에서 힘을 낼 수 있게 되기에 그래서 난 여행을 갈 수 있을 때 가라고 추천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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