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두려움이 커

by 최광래

추석부터 10월 초 휴일까지 휴일이 많은 덕분에 꽤 많은 것들을 구체화 할 수 있었다.

특히, 골아프던 인테리어를 대강 해결하게 된 것이 큰 성과인데,

총 20곳 정도의 인테리어 업체와 접촉했으나,

단가 낮음, 부분공사 안함, 먼 지역, 일정 불가 등 각양각색의 이유로 거절당하다가.

다행히 장인어른의 소개로 한 분에게 의뢰를 드리게 되었다.

기존 예산 대비 한참 낮은 금액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테리어와 공간을 구성하면서 나와 아내의 성향 차이를 많이 엿볼 수 있었는데

항목을 정해놓고 수행하며, 항목 안에서는 예산 폭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나와

예산 안에서 항목을 다양하게 추가하며, 다른 항목들도 챙기고 싶은 아내의 성향을 발견했다.

나는 변경 예정 항목 외에는 신경쓰지 않고, 변경 항목을 빠르게 진행하는데 신경쓴다면

아내는 항목을 다양하게 늘리고, 더 많은 것들을 고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관점이었다.

예산의 기준부터가 달랐으니, 예산을 바라보는 관점도 약간 차이가 있었고,

이 부분은 아내를 존중하기 위해 예산안 하에서 자유롭게 사용토록 이야기 해 두었다.

돌아보면, 시작부터 오해가 생기는 게 문제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연애에 대한 생각부터,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 흔하게는 저녁 메뉴에 대한 생각까지.

언젠가 누구에게 조언을 건넬 시간이 온다면,

아내와의 갈등은 보통 현상이 아닌 그 뿌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미래의 또 다른 갈등을 마주할 내게도,

그 지점부터 다시 돌보며 이야기하면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예산안 안에서 자유롭게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아내에게는 큰 숨통이 되어주는 것 같다.

인테리어 비용을 많이 절약하게 됐으니,

가구를 많이 바꿀 수 있다고 신나면서도,

또 가구를 알아보는 시간에 고통받는 그녀를 보며

잘 하려는 욕심이 그녀를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한 번 해두면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신경써야 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어떤 것들은 정해지면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의 고통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조금 더 너그럽게 지켜보려 한다.

지난 주말엔 시간을 내어 이케아를 다녀왔다.

매장 리모델링을 하며, 조명을 낮춰보니

당초에 거슬렸던 내부 벽이 오히려 꽤 괜찮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벽을 리모델링 하는 비용을 줄이고, 조명을 조금 더 신경써보기로 했다.

이케아에서 발견한 예쁜 조명,

한눈에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가게에는 어울릴까?

우리가 의도한 대로 편한 빛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뭐 어차피 한개 정도는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어서,

카트에 실어서 돌아왔다.

짐을 실으며, 차가 넓어서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까지 큰 차가 필요할까 생각했는데,

다 쓰임이 생긴다는 말이 참말로 느껴졌다.

최근 여행에서 자동차 사이드스텝이 부러졌는데,

비용이 아까워서 제거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치만 돌아보니, 쓰임을 다해주는 차에게 그정도 선물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우리는 이제, 인테리어를 시작하고

사업자등록과 영업 신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또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서른이 넘어서 경험하고 있다.

사업은 그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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