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양쪽 팔을 모두 잃은 40대 남자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남자는 살아남기 위해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다.
팔이 없기에 온몸을 사용해야 했고 집에 갈 때쯤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있었다.
이제 집으로 간다고 PD에게 이야기하는 남자의
모습이 솔직히 좀 딱해 보였고 집안 꼴은 또 얼마나 엉망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남자의 집은 평범하고 깨끗한 가정집이었다.
저녁을 만들며 남자를 반겨주는 아내가 있었고
너무나 의젓해 보이는 중학생 아들이 수줍게
제작진에게 인사를 했다.
더 이상 남자가 딱해 보이지도
불행해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너무 행복해 보였다.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뀐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