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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Apr 30. 2024

완벽한 코치가 아닌
프로페셔널 코치 되기

오늘 아침 PCC Marker 공부를 하다가 한 문장을 발견하고 가슴이 뛰었다.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 코칭을 배웠을 때는 그저 신나고 재밌었다. 코칭을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코칭을 오래 한 코치처럼 근사해 보였다. "오! 이렇게 코칭대화모델을 활용하여 대화를 하니까 사람들이 쉽게 말을 하고 훨씬 깊이 있는 대화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칭 교육시간 중에 수강생과 실습하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실습 15~20분 동안 배운 코칭대화모델로 대화를 하면 짧은 시간에 원하는 목표가 해결되는 느낌을 서로 받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과정을 이수하고 속해 있던 조직에서 코칭에서 배운 대화모델로 직원들과 대화를 하면 생산적이고, 효과적으로 대화를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런 효능감 있는 마음이 오래가면 좋았겠지만, 코칭을 하면 할수록 특히 자격시험을 준비하면 할수록 '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잘하고 있나? 처음 시작할 때랑은 뭔가 다른데, 어떻게 하면 코칭을 더 잘하지?" 하면서 꼬리를 물고 코칭을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막 올라왔다. 코치들과 코칭역량 강화를 위해 '버디 코칭'이라는 상호 코칭 실습을 하면 할수록 "나는 왜 이렇게 경청이 안되지?, "대화 주제를 잡는 것이 제일 힘들어" 하며 가끔은 자괴감도 들었다.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오히려 뒤로 가는 느낌을 받는 과정을 수없이 보냈다. 배우는 과정에 오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Give up the need and desire to see perfect coaching.
(PCC does not stand for Perfect Certified Coach)


 "완벽한 코칭을 보여주려는 필요성과 욕구를 포기하라.
PCC(전문코치)는 완벽한 인증 코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올 초에 미국에 본사를 둔 '국제코칭연맹(ICF)'의 Learning Program 중 PCC 마커 수업을 들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제대로 들렸을 리 없어 요즘 다시 매일 한 페이지씩 복습하려 노력 중이다. 오늘 만난 문장은 처음 공부할 때는 수료에만 목표를 두었기 때문인지 사실 보이지 않았던 문장이었다. 

"완벽한 코칭에 대한 필요성과 욕구를 포기하라. PCC(전문코치)는 완벽한 인증 코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국제코칭연맹(ICF)에서 이야기하는 '전문코치 자격인 PCC'는 "Professional Certifeied Coach"이다. 나도 "Professional"의 단어를 "Perfect"라고 가정하고 코칭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와우! 무릎을 탁 쳤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코칭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짧은 시간에 돌아보게 되었다. '코칭을 완벽하게 잘하고 싶다'는 욕구와 필요에 의해 내 코칭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것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되어 코칭 관계의 삼각대를 낮추는 일이 되어 버릴 수 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잘하고 싶은 마음,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은 예쁘고 당연하다. 그런 것이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런 마음은 내가 업에 대한 역량을 학습할 때 적용하고 실제 코칭 관계에서는 불필요한 마음가짐이다. 내려놓을 때 그것이 훨씬 더 잘되는 경우가 있다.


비즈니스 전문코치 초기에 있었던 일이다. 모 증권회사의 HR 관계자를 코칭을 하게 되었다. 신임 임원들을 위한 일대일 코칭이었는데, HR 담당자도 코칭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아 2회기 코칭을 하기로 했다. 1회기는 코로나 시절이라 비대면으로 진행을 했다. 첫 세션이기도 하고 나도 HR 담당자를 코칭하는 일이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어깨에 힘이 들어감을 느꼈다. 편안하게 코칭하면 된다고 했지만 은근 부담이 되었나 보다. 준비한 만큼 코칭은 잘 마무리되었다. 2회기는 대면으로 회사 내 회의실에서 코칭세션을 진행했다. 1회기에서 나눴던 대화도 있었기에 연결해 내가 준비해 간 것들도 있었다. 그런데 코칭이 시작되고 무엇인가 고객에게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칭은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고객과 함께 있어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진행되었다. 고객도 온전히 그 시간에 집중을 하며 마음으로 힘들었던 부분들에 대해 편안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코칭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오늘 만난 문장을 보면서 그때의 코칭 장면이 떠올랐다. 벌써 2년 반전의 일이라 그때는 당연히 코치로서 덜 숙련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코치와 고객에게 서로 좋았던 기억으로 남는 이유는 '완벽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숙련이 필요한 보통 일들이 다 그렇겠지만, 코칭도 역시 초보일 때는 멋모르고 달려들어 그저 재밌다는 느낌을 받는다.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 다양한 케이스들을 접하게 되지만, 나의 실력은 왠지 제자리걸음으로 그저 부족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어도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반드시 '정체기' 같은 시기를 넘어야 하는 것처럼. 코칭도 이때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현명하게 잘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 하면 할수록 잘 안된다고, 어렵다고 생각하게 될까? 잘하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내가 만나는 코칭 상대(고객)를 위하는 마음도 있지만, 내 코칭을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코칭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나를 중심에 두고 볼 때는 'Perfect'라는 단어가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코치와 고객의 상호 관계 속에서 파트너로서 고객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고객과 춤을 추는 코칭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페셔널 코치일 것이다.


Q: 나는 퍼펙트 코치인가? 프로페셔널 코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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