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보리수

인간 보리수가 되기 위해서

by 이아

성문 앞 우물 곁에 서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희망에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밑


오늘 밤도 지났네 보리수 곁으로

깜깜한 어둠 속에 눈감아 보았네


가지는 산들 흔들려 내게 말해주는 것 같네

이리 내 곁으로 오라 안식을 찾으라


찬바람 세차게 불어와 얼굴을 매섭게 스치고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꿈쩍도 않았네


그곳을 떠나 오랫동안 이곳저곳 헤매도

아직도 속삭이는 소리는 여기 와서 안식을 얻으라


감수성 가득이던 중학교 시절 이 노래가 내 영혼에 콱 박혀버렸다. 노래와 나의 운명적인 만남. 내게도 보리수 같은 나무가 있으면 기쁘나 슬플 때 찾아가서 쉬고 싶었던 것 같다. 간절하게 찾아 헤매었지만, 현실에서 그런 보리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보리수가 되기로 한다. 나는 보리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 마음,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인간 보리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수양과 내공이 부족하지만 부지런히 글을 쓰고, 가볍게 몸을 움직여야겠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니 작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작년 가을과 겨울 가열차게 글을 올리던 제가 떠오르고요. 10여 년 전에 제 진짜 소망은 작가였던 것 같은데, 이제 좀 뭘 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기게 되었네요. 꾸준함은 없지만, 짧게라도 단기간에라도 쓰는 제 방식을 고수하고자 합니다.


제 뜻대로 안 된다면 하늘의 뜻대로 하소서! 저는 그냥 쓰이겠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가겠습니다. 인간 보리수가 되어 저에게 오는 영혼 한 사람, 한 사람을 치유하겠습니다. (이런 다짐의 글이 부끄럽고 쑥스럽고 또 낯간지러워서 글쓰기가 어려웠던 것 같네요)


아프리카로 여행 간 **언니, 암투병 이후에 면역력 저하로 생사를 오갔던 **가 생각이 많이 나는 토요일입니다. 심리학이 너무나 인본주의적인 학문이라서 다 버려버리겠다던 **, 조만간 연락할게. 우리 가을에 만나! 아프리카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 언니!


원래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브런치로 책을 내고, 돈을 벌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글쓰기 놀이터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어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많은 분들을 뵙고 싶었어요. 다들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죠? 자주는 아니더라도 계속 글을 보고 있었어요. 열심히 지속적으로 쓰시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돼요. 저도 또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