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차 인증 중고차와 전문가 인증 집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홈인스펙션 서비스

by 메카보

미국에서 14박 일본에서 10박을 하며 내돈내산 출장을 무사히 마쳤다. 출장을 간다고 했을 때 전 직장의 지인을 포함해서 주변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 출장? 무슨 출장을 가? 집장사 하고 싶다면서? 왜 출장이 필요해? 그냥 시작하면 되는 거 아니야?

- 미국에 출장 간다고? 미국에서 사업하려고? 미국 쉽지 않을걸?

- 도쿄는 그냥 놀러 가는 거지? 머리 식히러?


등등 질문의 포문은 다양했으나 궁극적으로는 가장이 멀쩡한 회사를 그만뒀으면 빨리 다시 자리를 잡아야지 왜 시간 낭비하느냐는 질문들이었다. 아직 명확하게 생각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더 큰 걱정을 만들 수 있기에 매번 상세한 답변보다는 웃음으로 답을 마무리했다.


퇴사 시점에 사람들이 나가서 뭐 하게라고 물으면 간단히 '집장사'라고 늘 대답해 왔다. 주택 시장과 관련된 일을 겸손히 표현하는 단어로서 '집장사'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집장사가 포함하는 범주에는 수많은 사업들이 물려있다. 일단 집을 짓고 싶어 하는 고객을 찾는 일, 땅을 팔고 싶은 이를 찾는 일, 그들의 효율적인 자금 조달을 돕는 일, 살고 싶은 집을 설계하는 일, 그것을 설계자의 의도에 맞춰서 건물로 짓는 일, 분양 또는 임차인을 구하는 일, 건물을 유지관리하는 일, 리노베이션 하는 일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산업을 포함하고 있었다. 추후에는 이 모든 걸 하는 회사로 키우면 좋겠지만, 처음에 어떤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인큐베이팅할지, 또는 이 외에도 뭔가 새로운 분야가 있을지에 대해 조사해 보고자 출장을 선택한 것이었다.


미국을 출장지로 선택한 것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10여 년 전 미국의 커넷티컷의 조용한 마을에서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때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 저 잔디 깎는 사람 보이지? 이 동네에서 저 잔디 깎는 아저씨가 돈 제일 잘 벌 거야. 동네에 노인들이 많으니 다들 잔디 깎는 게 힘드니까 저 아저씨한테 맡기 더라고.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미국 특유의 세분화된 주택 관련 서비스업을 조사해 보고, 우리나라에도 도입할만한 아이템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미국을 출장지로 정했다. 미국에서는 뉴욕 인근에 위치한 브루클린이나 코네티컷의 주택가를 둘러보고, 해당지역에서 주택사업을 하는 몇몇 회사를 만나보았다.


요즘 논란이 많긴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파워풀한 뉴욕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은 확실히 여러 가지 내수 시장이 있었고, 참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대기업 건설사가 장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역에 따라 또 상품 종류에 따라 크고 작은 회사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규모면에서 보면 회사 재직 시절에 여러 차례 벤치마킹 보고서를 만들었던 연매출 규모가 20~30조 원에 달하는 벡텔이나 플로어 같은 대형 건설회사부터 연매출이 20~30억 원 되는 소규모 주택 회사까지 다양하게 공존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고민 중인 생산성 향상에 대해 동일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또한 노동집약적 사업이라는 특성상 이윤이 높지 않다는 점도 같은 고민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비해서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무리한 수주전이 일어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랜 세월 경쟁을 통해 안정화된 결과 인지는 모르겠으나, 소규모 주택 시장에서는 저가 경쟁보다는 브랜드 평판, 특히 그 지역에 특화된 입소문이 중요하고 그것이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진입장벽을 넘으려면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를 달고 입성하는 조인트벤처나 브렌치 이거나, 요즘처럼 빅테크와 협업하여 뭔가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뉴테크 기업 정도가 되어야 될 만큼 곤고하게 느껴졌다. 실제 국내에서도 몇몇 회사들이 미국 주택시장에 다시 진출하고 있는 것만 봐도 느낌이 오지 않나? 하지만 이런 순수 건설 관련 서비스 외에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있었다. 바로 '홈 인스펙터(Home Inspection)'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잘 안 알려진 서비스인데, 주택 매매 시에 전문적으로 건물의 상태를 파악해 주는 서비스이다. 전문 자격증과 면허가 있어야 활동할 수 있는 전문 분야이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자료 찾다가 미국 인스펙터 자격을 가지고 국내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도 몇 보았었는데, 사업성이 어떤지는 확인이 필요하겠으나 다들 미국에서의 성공사례를 보고 국내에 도입을 시도했을 것이기에 한국에서 그런 분들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최근 국내에 증가하고 있는 공동주택 입주시점의 하자 적출회사와의 차별성(?)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도 거액을 주고 집을 샀는데 예상치 못한 하자로 고생하는 이들이 흔하고, 또 이로 인한 소송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사업하기에는 괜찮은 분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