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을 마치고 입국하기 전 계획대로 도쿄에 갔다. 건설분야에 있어서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건축학과와 토목학과가 구분되어 있는 것부터 한때는 건설업이 국내의 주요한 산업이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많은 국내 건설사들이 여전히 일본의 건설사를 벤치마킹 하는 경우도 많다.
도쿄를 내돈내산 출장지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산업 변화 속에서 그동안 있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건설 관련 플레이어들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그중 가장 관심 있었던 회사는 '도쿄 R부동산'이었다. 우연히 한국에서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들의 일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로워서, 실제 직접 방문해 보고 싶었다.
도쿄 R부동산이 유명세를 탄 것은 기존의 부동산과는 물건의 면적이나 입지 등의 정보만으로 거래하는 것과 다르게 개성 있는 공간 수요를 찾아내어, 고객들에게 연계해 준다는 점이다. 또한 유연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해 가는 점도 특이한데, 그 근간에는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가 있다. 회사에 고정된 정규직이 아닌 자신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FA 개념이 도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도입해 볼만한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점점 개성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기능적 측면 외에 미적 요소도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즉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고, 또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었다. 또한 회사 운영에 있어서 프리에이전트를 도입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간접비를 줄이기 위함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동기부여 하기 때문에 사업 영역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 수립에도 매우 유리한 구조다.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하다 보니, 생각했던 것처럼 엄청나게 혁신성이 있거나, 빠른 속도로 사업이 커지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업을 운영한다면 여러 가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