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이브러리 브랜드 Aug 16. 2022

어제의 나에게 지지 않기를

요즘에는 사색을 조금 한다고 하더라도 시간 투자를 많이 하기가 어렵습니다. 뭐, 언제는 여유가 넘쳤냐만은 최근에는 다시 한국생활에 적응한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수정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너무나 바쁘겠죠. 많이 외롭기도 합니다. 쓸쓸한 사자는 초원을 떠돌다 혼자 죽기도 하던데, 가끔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지금의 시간은 그저, 나의 인생에 대해 중간점검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형편없으나 아등바등 그래도 잘 버텼다고 칭찬은 해주고 싶어요. 단순히 돈을 위한 인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살진 않았겠죠. 후회하는 일도 종종 있고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기에 붙잡을 수 없었겠죠.


자존심이 워낙 강해 제발 떠나지 말라고, 내 곁에 있어달라고. 그런 말도 참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겠죠. 혼자 외롭게 싸워 이겨내며 그렇게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겠죠. 다만, 그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선택해야 할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을요.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가 불쌍해서 포기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쓸데없는 곳에서 매몰비용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30대를 지나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요즘 배우고 듣고 해왔던 경험들이 아쉬워 인생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보려고 열심히 살아보고 있습니다.




시행착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의 인생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실패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쯤 되면 스스로가 참 가엽기도 합니다. 얼마나 머리가 나쁘고 게으르면 제대로 해내는 것이 많지 않냐고 말이죠. 예전에는 나에 대해서 떠드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게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고 잘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들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아요. 남자의 나이에서 30대는 결실의 나이이기도 합니다. 조금씩 손에 잡히는 것들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인 거죠. 잘하고 싶었고 잘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곤 합니다.


적당히 살면 참 편하고 좋을 텐데, 욕심은 끝도 없습니다. 이런 내가 미련해 보여 가끔은 세상과 타협하며 순응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될 인생이었으면 벌써 어느 정도 납득을 했겠죠.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갈등이 있다고 할지라도 해야 할 것들은 하곤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죠.


스스로가 착한 사람이라거나 반듯한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어지간하면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처럼 멋지게, 많은 돈도 벌고 스스로 많은 것들을 배워나가 세상에 이로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라고 있죠. 그것도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함이기도 합니다.



기록하는 사람


가끔은 이렇게 월말 평가처럼 월마다 스스로를 평가할 겸 일기를 쓰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글은 확실히 일기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인생과 직접적으로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분명, 참 멋진 사람들도 많겠죠.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항상 멋진 사람들은 많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얼마나 멋진 사람들은 얼마나 멋있는 것들을 많이 할까요. 자신의 전문성을 발전시키고 원만한 대인관계에 가족과의 사이도 좋겠죠. 충분히 감당이 가능할 만큼의 적당한 융자를 내서 집도 마련하고 조금은 여유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겠죠.


좋은 교육과 취미생활을 즐기며 인생을 행복함으로 가득 채워나가고 있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인생이 있다 여기고 저는 저만의 인생이 있다 여겼습니다. 행복함과는 거리가 멀지라도 꽤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죠. 어쩌면 제 인생은 누굴 위한 인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를 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행복하진 않으니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저는 항상 조급하고, 부족하고 서툴기만 합니다. 30대의 여러분들의 인생은 참 멋진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항상 멋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네요.



죽음


살아도 산 것이 아닌 것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억지로 웃는 경우도 많고 허탈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죠. 내색은 안 하고 항상 프로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뭔가를 잘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한국을 떠나 있을 때 들려왔던 강아지의 죽음은 저에게 굉장히 큰 충격으로 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참아내야만 했지만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 마무리가 너무 안타깝고 가여워서 스스로 쉽게 이겨내질 못했던 것 같아요. 그 강아지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길렀던 강아지였고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텨낸 녀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이 살만하다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늘 죽음에 가까웠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독해지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매일 전쟁 같은 인생을 살아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죠.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괜히 능력 없는 저 때문에 고생만 하던 강아지를 생각하면 이러다가 아무도 지켜내질 못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강아지의 죽음은 제가 더 이상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인생은 저만의 것이 아니라 여겼죠. 그림자와 외로움을 벗 삼아 많은 돈을 벌어내야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돈은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지켜낼 수 있겠죠.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살면서 그렇게 심한 좌절감을 느낀 적은 그때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면 되지만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거나 죽어버리는 것은 제가 살아가야 할 이유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정말 짜증 나는 인생입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억지로 버텨가며 살아보곤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사람보다 강아지와 아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사진을 가끔 찾아볼 때 너무 힘이 듭니다. 강해지는 게 참 어렵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블로그로 돈버는 방법 - 건바이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