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 해왔던 것들도 많다. 누군가 나를 엿보고자 한다면 해줄 말이 많을 것이고 사실을 바로잡아야 하는 일들이 많을 것이다. 어수룩한 사람으로 태어나 어설프게 살아가고 있지만 내 진심에 한 번이라도 어긋난 마음을 가졌던 적은 없다. 그 마음과 감정들이 다른 사람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서른 이후의 삶은 스스로 무언가를 감당하게 만들어야 할 이유들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좋은 인생이라곤 말할 수 없다. 잘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없고 멋진 사람과는 더욱더 거리가 멀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지도 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들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해왔던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게 나의 즐거움을 위함일 수도 있지만 나는 타인에 대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타인의 마음은 여렸고 깨지기 쉬웠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웠다.
그 결과는 참혹하고 슬프고 안타까웠다.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은 그저 내 속의 메아리처럼 울릴 뿐이다. 누군가 이 것을 이해한다거나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상처가 깊다고 표현하고 싶지도 않다. 더 이상 안타까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은 현저하게 적어졌을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고 마음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속 시원해진 부분도 없지 않아 있으며 앞으로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갈 뿐이다. 이러한 결정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 더 이상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하는 경우도 없겠지. 꽤 열심히 살아왔다고 칭찬해주고 싶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앞으로의 나에게 응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