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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고싶은 코난 Feb 13. 2020

Who am I, 책. 답하다  #2 삶을 연마하는 법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 책은 종종 다른 분들의 추천을 봐 왔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를 열광하는 편은 아니라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앞서 평을 한 <매일 아침 써봤니>에 언급된 것을 보고 직접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설명이 필요 없는 대작가이죠.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소설가'로써 직업을 가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관(?)이 드러나는 책입니다. 소설가라고 당당히 직업을 밝히기 위해서는 몇 권의 소설을 써야 할까요? 인생을 통틀어 한 권의 소설만 써도 '소설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 년에 한 달만 회사에 출근한다면 '회사원'이라기 보다는 '프리랜서'가 어울리듯이 인생에 한 권의 책만 쓴 작가라면 자신의 정체성이 헷갈릴 텐데 '무라카미하루키'는 어쩌다! 상을 받고 소설가로 등단하면서 어떻게 해서 본인이 한 권의 책을 가진 반짝 소설가가 아닌 롱런하는 소설가가 되었는지에 대해 세세히 담고 있습니다.


어딘가 매여 있는 거 같아 늘 혼란을 겪는 직장인으로서 저는 '7장, 한없이 개인적이고 피지컬 한 업業'이라는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뭔가 무던히 노력하고 리츄얼을 만들어 내는 그를 보며, 대 작가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그리고 이런 대 작가도 이렇게 노력을 한다니 소시민인 내가 좀 더 강박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도 들었습니다.


"'근육은 빠지고 군살은 붙기 쉽다'는 것이 우리 몸의 하나의 비통한 명제입니다. 그리고 그 같은 감퇴를 보완하려면 체력 유지를 위한 정기적이고 인위적인 노력이 불가결합니다. 또한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것도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얘기지만) 그에 따라 사고 능력도 미묘하게 쇠태하기 시작합니다. 사고의 민첩성, 정신의 유연성도 서서히 상실됩니다." - 183p


무라카미 하루키는 정신적 노력뿐만 아니라 육체적 관리가 곧 정신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해 전업작가가 되면서  매일 달리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매일매일 달리느냐, 의지가 참 강하다,라고 감탄하는 소리도 들리는데, 내가 보기에는 날마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퇴근하는 일반 샐러리맨이 체력적으로는 훨씬 대단합니다. 러시아워에 지하철을 한 시간씩 타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 185p


말을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서울 같은 대도시의 직장인들은 출, 퇴근 1시간 정도의 지옥철 경험은 그저 숨 쉬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저도 처음에 블로그를 쓰고자 마음먹었을 때 회사에서 글을 써야 한다고 하면 한 시간만에도 뚝딱 쓰는 게 왜 나를 위한 글은 못쓰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브런치를 오픈했는데, 생각해보면 지옥철을 견뎌내는 그 에너지라면 나를 위해 못쓰나 싶습니다.


회사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뺏겨, 차마 시간이 났을 때는 숨 쉬는 것도 버거워서여서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생은 내가 길들이기 마련입니다. (라고 계속 세뇌를:))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내가 이번 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되뇌면서 따질 것 없이 그냥 달렸다고 합니다. 그저 달리기일 뿐이고, 주변에서는 그렇게 달리기를 열심히 하면 너무 근육이 생겨 글이 안 써지는 것 아니냐라고 우스개 농을 던져도 계속 달렸다고 하네요-


아직 신년의 기운이 남아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언가 실천해보도록 합시다(라고 스스로 다시 다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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