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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 jakka Nov 15. 2018

ㅊ와 ㅊ 사이 그리고 ㅊ

ㅉㅉㅉ아니고 ㅊㅊㅊ

여기 첫 번째 ㅊ(치읓)과 두 번째 ㅊ이 있습니다. 이 둘은 같은 ㅊ으로 시작하고 한 음절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둘의 본질은 정말 다릅니다. 이 둘은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제 고민인데요, 그럼 ㅊ 와 ㅊ는 뭘까요? 만나러 가보시죠. 렛츠고!


#첫 번째 ㅊ

둠칫 둠칫 둠칫 둠칫. 적당히 어두운 조명 그리고 그 옆엔 악마의 술 데낄라. 저는 이런 것들이 있는 장소를 사랑합니다.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네. 그렇습니다. 저 둠칫 둠칫의 주인공이자 첫 번째 ㅊ은 바로 춤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 이야기를 잠깐 하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습니다. 중고등학생 때는 분당선 지하철 바닥과 학교 복도에서 스텝을 밞았고요 가끔은 머리로도 돌았습니다. 이름하여 헤드스핀. 그러다가 생뚱맞게(?) 대학을 경영학과에 진학한 저는, 우연인지 운명인지 뮤지컬 동아리 Broadway에서 다시 한번 춤을 접했습니다. 노래와 연기도 함께. 그 후 예술의 길을 가고자 마음먹고, 결국 무용학과로 전과해서 현대무용을 전공, 발레와 한국무용을 부전공합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 후 연습과 공연을 하면서도 신명 나게 춤추러 갔었습니다.  일주일에 여덟 번씩 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두 번째 ㅊ

두 번째 ㅊ는, 우리 주변에 많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리를 낼 수 도 있고, 냄새도 납니다. 뭘까요? 두 번째 ㅊ은 바로 책입니다. 책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고,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자주 읽는 사람은 많지 않죠. 책장 넘기면  소리도 나고, 종이에선 냄새도 살짝 납니다. 사실 고백하면 저도 책을 가까이 하진 않았습니다. 일 년에 책 두세권 볼까 말까. 그나마 연기나 예술 관련 책을 발췌독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으로부터 약 이 년 전부터,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즈음 제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될만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죠. 변화가 필요했다고나 할까요. 마치 동물의 진화처럼. 처음에는 한 권 읽기도 힘들었는데, 점점 속도가 붙더니 나중엔 나름 꽤 많은 책을 읽었던 거 같아요. 뭔가를 계속하다 보면 자기만의 방식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올 해는 제 독서량을 측정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 독서노트를 썼어요. 거기엔 책의 카운팅, 카테고리, 읽기 시작한 날과 다 읽은 날, 그 책에 대한 나름의 평가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어제 100권을 넘겼더라고요. 정말 나름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거든요. 암튼 책은 여러모로 정말 좋아요. 이젠 책과 베프가 된 느낌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세 번째 ㅊ

이건 글 마지막에서...




춤과 책, 책과 춤. 한 카테고리에 들어가긴 불가능해 보이는 이 두 가지. 공존할 수 있을까요? 확신은 아니고, 제 경험상으로는 가능한 거 같아요. 책 보듯 춤추고, 춤추듯 책을 본다면요. 


춤을 춘다는 건 리듬과 내가 하나가 되는 거고, 음악장르나 춤 장르에 맞게 춤을 추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춤을 출 때는 저 자신에게 솔직해지죠. 책을 읽는 것도 이와 비슷한데요, 책과 나와의 리듬이 맞아야 하고(리듬이 안 맞는 책은 다시 책장에 넣어도 괜찮습니다. 누구도 헤치지 않아요.), 책 장르에 맞게 내 뇌와 몸이 반응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책을 볼 때 저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하죠. 전 이렇게 책과 춤, 춤과 책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 번째 ㅊ을 말해야 할 차례입니다. 세 번째 ㅊ은 취향입니다.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을 말하는데요,  위에서 보신 것처럼 제 취향은 춤에서 책으로. 춤이든 책이든 또는 춤과 책으로. 이런 식으로 취향이 변하고 꼬이고 섞였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뚜렷하죠. 


그대의 취향은 뭔가요? 베프라고 말할 정도의 취향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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