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란 무엇인가

배우 ver

by Ho jakka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삶을 살다 보면 공휴일이나 연휴에 대한 개념이 없다. 왜냐하면 그 기간에도 우리는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2020년 추석 시즌도 어김없이 공연이다. 평소에 주 8회 공연이라면 이런 연휴엔 주 9회 공연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이란 무엇인가?


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일(공연)하는 날이에요


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을 할 수밖에. 세상엔 당연한 건 없지만 이 사실만큼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대개 연휴 전 후로 부모님을 찾아뵙거나 공연 쉬는 월요일을 포함해서 일요일 저녁, 월요일 스케줄로 부모님을 뵈러 간다. 하지만 때에 따라 공연이 아예 끝난 시점에 찾아뵙기도 한다.


아무튼 나는 명절 연휴에 다른 친척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아무래도 적기 때문에, 친척들이 우리에게 갖는 근황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함께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볼 수가 없으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스케줄이 맞는 정말 가까운 친척과 밥을 먹을 때면, 우리도 그 흔한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배우도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이기에.


연애는 하는지. 결혼 생각은 있는지. 다음 뮤지컬은 뭔지. 먹고 살만은 한지.

김영민 교수가 '추석이란 무엇인가(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9211922005)라는 칼럼에서 이야기했듯이 당신도 과거의 당신이 아니며, 친척도 과거의 친척이 아니며, 가족도 옛날의 가족이 아니며, 추석도 과거의 추석이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정말 궁금한 눈으로 연애는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연애란 무엇인가. 그리고 결혼 생각은 있는 거지?라고 답정너로 묻는다면 이렇게 결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다음 뮤지컬은 뭐야?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리. 다음이란 무엇이고 뮤지컬이란 무엇인가. 또 뮤지컬해서 먹고살만한지 물어보면 먹고산다는 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리라. 그나저나 오늘도 2회 공연이다.


2회 공연이란 무엇인가. 드랙퀸이란 무엇인가. 엔젤이란 무엇인가.


ps> 공연장 찾아주시는 분들게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해피 추석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4. 십자인대와 노래의 상관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