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로필 사진을 찍었어요. 뮤지컬 배우들은 작품을 들어가면 공연용 프로필 사진을 찍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을 일이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이번에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의 콘셉트를 원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드라마나 영화 쪽의 프로필 같은 느낌.
제가 누구입니까. 배우이자 유튜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프로필 현장을 유튜브 Vlog로 남기기 위해 핸드폰과 카메라를 준비했고, 사진작가님의 화각에 안 걸리게, 제 카메라를 설치를 해 놓고 프로필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니 찍혔습니다. 그날의 작업은 너무 즐거웠고, 사진 작업 후 컴퓨터로 대충 살펴본 사진 또한 잘 나와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 돌아와서 핸드폰과 카메라로 찍은 파일을 맥북으로 모으니 파일이 동영상, 사진 포함 총 77개 더라고요.
응?? 좀 많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총 3시간이 나오더라고요! 180분! 아무래도 혼자 촬영을 하다 보니, 촬영 중간 쉬는타임에도, 녹화를 멈추지 못해서 좀 길게 나온 거 같았어요. 어쨌든 이제 유튭에 올려야 하니 편집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쓱싹쓱싹. 편집 시간이 길어질 수 록 눈도 조금씩 아파오고. 그래도 중간중간 휴식 타임을 즐기며 어깨도 좀 돌려주고.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영상이 만들었어요. 총시간은 대략 12분. 기분 좋은 마음으로 그 영상을 틀었다가 기분 나쁜 마음으로 그 영상을 껐습니다. 3시간. 즉 180분에서 12분 정도로. 약 1/10 이상 내용이 줄긴 했지만, 영상의 중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쳐지고 겹치고 지루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날은 수정을 포기하고 잠을 잤어요.
다음날. 편집을 다시 시작했죠. 지루한 부분 걷어내고. 아! 그리고 음악도! 이 영상엔 세 가지의 음악을 썼는데, 마지막 음악이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뭐랄까. 제가 의도한 것보다 너무 무거웠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음악도 다시 바꾸고, 다시 영상 자르고 또 자르고 또 자르고. 그렇게 정리된 영상이 8분.
처음보다는 많이 줄었다.
생각하며 제 영상을 보는데 나쁘진 않지만 뭔가 좀 아쉬운 거예요. 그래서 다시 편집에 돌입! 6분.
아니야 아직 아니야
라고 생각하며 한 번의 편집을 더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영상이 4:40 정도로 나옵니다. 180분에서 4분 40초면... 약 40분의 1로 줄였네요. 그러면서 생각해봅니다. 이렇듯 연기도, 인생도, 편집과 비슷하다고. 결국 필요 없는 군더더기는 잘라내고, 필요한 부분은 더 강조하고 말이죠. 그리고 또 잘라내고 잘라내고 잘라내고.
오늘은 내 인생에서 어떤 부분을 편집해볼까요? 내일은요? 그냥 편집 없이 고고고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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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호준의 프로필 찍는 과정 영상 보러가기 - https://youtu.be/5hvaWGTK8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