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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 jakka Oct 01. 2019

편집에서 연기를 배우다 아니 삶을

  지난주 프로필 사진을 찍었어요. 뮤지컬 배우들은 작품을 들어가면 공연용 프로필 사진을 찍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을 일이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이번에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의 콘셉트를 원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드라마나 영화 쪽의 프로필 같은 느낌.


  제가 누구입니까. 배우이자 유튜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프로필 현장을 유튜브 Vlog로 남기기 위해 핸드폰과 카메라를 준비했고, 사진작가님의 화각에 안 걸리게, 제 카메라를 설치를 해 놓고 프로필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니 찍혔습니다. 그날의 작업은 너무 즐거웠고, 사진 작업 후 컴퓨터로 대충 살펴본 사진 또한 잘 나와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 돌아와서 핸드폰과 카메라로 찍은 파일을 맥북으로 모으니 파일이 동영상, 사진 포함 총 77개 더라고요.

응?? 좀 많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총 3시간이 나오더라고요! 180분! 아무래도 혼자 촬영을 하다 보니, 촬영 중간 쉬는타임에도, 녹화를 멈추지 못해서 좀 길게 나온 거 같았어요. 어쨌든 이제 유튭에 올려야 하니 편집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쓱싹쓱싹. 편집 시간이 길어질 수 록 눈도 조금씩 아파오고. 그래도 중간중간 휴식 타임을 즐기며 어깨도 좀 돌려주고.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영상이 만들었어요. 총시간은 대략 12분. 기분 좋은 마음으로 그 영상을 틀었다가 기분 나쁜 마음으로 그 영상을 껐습니다. 3시간. 즉 180분에서 12분 정도로. 약 1/10 이상 내용이 줄긴 했지만, 영상의 중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쳐지고 겹치고 지루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날은 수정을 포기하고 잠을 잤어요. 


 다음날. 편집을 다시 시작했죠. 지루한 부분 걷어내고. 아! 그리고 음악도! 이 영상엔 세 가지의 음악을 썼는데, 마지막 음악이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뭐랄까. 제가 의도한 것보다 너무 무거웠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음악도 다시 바꾸고, 다시 영상 자르고 또 자르고 또 자르고. 그렇게 정리된 영상이 8분.


처음보다는 많이 줄었다.


생각하며 제 영상을 보는데 나쁘진 않지만 뭔가 좀 아쉬운 거예요. 그래서 다시 편집에 돌입! 6분.  


아니야 아직 아니야 


라고 생각하며 한 번의 편집을 더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영상이 4:40 정도로 나옵니다. 180분에서 4분 40초면... 약 40분의 1로 줄였네요. 그러면서 생각해봅니다. 이렇듯 연기도, 인생도, 편집과 비슷하다고. 결국 필요 없는 군더더기는 잘라내고, 필요한 부분은 더 강조하고 말이죠. 그리고 또 잘라내고 잘라내고 잘라내고. 


오늘은 내 인생에서 어떤 부분을 편집해볼까요? 내일은요? 그냥 편집 없이 고고고 하실 건가요? 

*댓글과 공유는 제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배우 전호준의 프로필 찍는 과정 영상 보러가기 - https://youtu.be/5hvaWGTK8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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