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문화] (5)
6월 25일은 우리 민족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날짜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2009년 6월 25일 충격적인 뉴스로 모두의 가슴에 상처 하나가 새겨진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사망 소식이다. 11살의 어린 나이에 잭슨 파이브(The Jacson Five)로 활동하던 시기를 차치하더라도 80년대와 90년대 초 그의 최고 전성기를 경험한 모든 인류는 그의 음악에 매료되었다. 그야말로 팝의 황제(King of Pop)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1993년 슈퍼볼(Super Bowl) 경기 중간에 선보인 Performance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최고의 조회 수를 유지하고 수십 년 전의 공연이라고는 믿기 힘든 무대연출은 전설임을 증명한다.
그는 많은 구설수와 재판을 거쳐 파산과 재기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을 살았지만 그것에 갑론을박하지는 않겠다. 사후 13년이 지난 지금도 남겨진 죽음에 대한 많은 의문과 재판 그리고 새로운 기록은 진행 중이다. 9월 담당 경찰의 증언 공개 후 죽음과 관련된 논쟁은 또다시 점화될 듯하다.
살아있는 전설에서 영원한 전설로 자리매김한 마이클 잭슨을 만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엔데믹을 증명이라도 하듯 라스베이거스는 호텔마다 만 원이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Mandalay Bay Hotel) 안에 위치한 ‘Cirque du Soleil’ 극단의 ‘Michael Jackson ONE’ 전용극장도 월요일 평일임에도 만석이라니 필자만큼이나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화려한 조명과 ‘Beat it’으로 시작된 뮤지컬. 빵빵한 출력에 발바닥부터 가슴까지 비트에 맞춰 쿵쿵거린다. 공연의 중반 ‘I will be there)’와 함께 소년 마이클 잭슨이 소환된다. 그의 어릴 적 사진과 영상들은 잠시 추억으로 인도하는가 싶더니 ‘Heal The World’를 통해 전쟁, 기아 방지를 위한 외침과 세상을 치유하자던 그의 외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세상을 치유해요. 당신과 나, 그리고 전 인류를 위해 더 나은 곳을 만들어요)
‘Black or white’를 통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그가 살아생전 꿈꾸던 세상 ‘Never Land’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그 안에 살고 있는 마이클 잭슨을 만나는 순간. 홀로그램(Hologram) 기술을 통해 죽음에서 부활했다. 늙지도 죽지도 않은 옛 모습 그대로 배우들과 함께 군무를 하며 춤사위를 이어간다. 그리움의 감정이 폭발한 듯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는 관객들.
지식 재산권은 저작자의 사후 70년까지 보장된다. 그러나 요즈음의 콘텐츠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불멸의 가치를 지닌다. 레트로(retro)와 뉴트로(newtro)를 선호하는 MZ 세대를 생각하면 세대 간의 문화콘텐츠는 세월로 인한 단절이 아닌 새로운 브리지(bridge)가 놓아졌다 할 수 있겠다. 기술의 발전은 브리지를 더욱 견고하게 에지(edge) 있게 만들어 우리를 과거든 미래든 어떠한 순간으로도 보내준다. AR(Augmented reality)과 VR(Virtual Reality) 그리고 이것들을 결합한 MR(Mixed Reality)과 모바일,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은 크게 자란 문화 콘텐츠의 힘을 ‘영속’이라는 마법을 추가하였다.
최근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이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초 한국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수상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말처럼 1인치 언어의 장벽은 무너졌고 무엇이든 어떻게든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한 지금이다. 콘텐츠는 ‘이야기를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라고 생각한다. 마이클 잭슨의 삶은 이야기를 가졌으므로 불멸이며 다음 불멸의 콘텐츠를 기대한다.
* 문화뉴스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