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문화] (9)
아주 어릴 적 영화 ‘구니스’를 보며 현실을 벗어난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확신과 함께 모험과 탐험에 눈을 떴다. 그 후 영화 ‘가타카’는 우주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폈고 막연한 상상 속 미지의 세계는 영화 ‘마션’과 ‘그래비티’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이제 더 이상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최근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 단위의 우주과학 연구가 아닌 민간의 활동도 매우 구체적이다. 오래전 상위 0.1%를 위한 여행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네이밍과 디자인 등 아이덴티티 만들어내며 자식 같은 브랜드를 출범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은 여행상품이 ‘우주여행’이다. 1인에 2억 2천만 원에 판매했던 상품이다. 그것은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한 상징적인 상품이 아닌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상품이었다. 당시 괴짜로 유명한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에서 최초로 우주여행에 근접했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약자를 받고 있었던 상황.
3박 4일의 일정으로 메디컬 체크와 과학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고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기지에서 발사되는 우주선은 무중력을 체험하고 대기권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품이었다. 2005∼2014년 우주여행 티켓 600여 장을 1장당 20만~25만 달러에 예약 판매했는데 최근 100장을 45만 달러에 추가 판매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폭파 사건이 발생하여 잠시 멈춰진 사이 새로운 천재이자 괴짜로 알려진 일런 머스크의 ‘스페이스 X’와 ‘블루 오리진’의 미국 우주기업들이 단단히 우주여행을 준비했다.
1969년 6월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한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달 탐사와 화성 탐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화성 탐사 시도만 50번 이상이라고 하니 인류는 화성에 진심이다. 지금 NASA의 탐사선 소저너(Sojourner), 오퍼튜니티(opportunity), 스피릿(Spiri), 큐리오시티(Curiosity), 인사이트(Insight),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을 탐사하며 생명의 흔적과 화성의 푸른 노을과 생생한 소리 등 많은 자료를 지구로 송출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He) 스토리(Story)는 히스토리(History)가 되어 우주탐험이라는 대 서사를 후대를 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우주탐사에 사용된 장비들은 여러 곳의 과학관으로 옮겨 전시하여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교 수업 중 과학과 관련된 탐방 프로그램이 한 학기에 3번씩 포함되어 있다. California Science Center에는 우주선 엔버더호를 비롯한 우주 역사의 기록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다.
세계 주요국은 나라의 명운을 걸고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작금에 우리는 어떨까? 1993년 6월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관측 로켓이 대한민국의 우주 발사체의 시작되어 2009년에 한국형 우주 발사체인 나로 1호를 발사했다. 무엇이든 빠르게 배우고 성장하는 한국은 현재 누리호의 3차 발사 시기가 오는 5월 초 예정 중이다. 지금 우리는 우주개발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이 늦었지만 가장 빠른 때이다. 앞선 탐사로봇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우주탐험의 서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히 말이다.
항우연(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부가 시끄럽다는 소식을 듣고 속상하다. 우주에 대한 열망에 이념과 정치에 멈추어 서지 말고 비켜 더 나아가길 희망한다.
출처. 문화뉴스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