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의 중요성과 헛점_기업의 생존과 채무상환능력
재무제표의 중요성과 헛점_기업의 생존과 채무상환능력
1)재무제표는 과거의 숫자로만 취급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실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기본 자료이고, 기업의 실질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기에 여신 평가자는 먼저 재무제표부터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흔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없는 기업을 ‘좀비기업’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많습니다. 3개년 연속 영업적자, 자기자본 잠식, 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적거나 마이너스, 부채비율이 높다, 차입금이 많다, 차입금 중 1년 이내에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이 많다,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다 등의 부정적인 면으로 좋은 기업(채무를 상환하거나, 특히 매입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기업)을 도매금으로 나쁘거나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2)현장에서 읽는 재무제표 : 신용현장에서 30여 년을 가까이 있어본 저로서는 위의 재무제표는 아이스크림에 덮어놓은 고명 정도라고나 해야 할까 싶습니다. 오히려 이런 지표가 나빠 채무 지불 가능성이 약화될 가능성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소한 적다고 봅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재무제표에 많이 의존하여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은 다릅니다. 재무상황은 몸집이 가볍기에 쉽게 바뀝니다. 올해 단기차입금이 적었으나, 내년에 갑자기 단기차입금으로 장기 시설투자를 할 수도 있고, 많다고 생각했던 현금이 공장에서 많이 떨어진 서울 중심가의 건물을 구입하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사 평가자들은 그것들 숫자에 불쌍하리만큼 얽매입니다. 마치 손에 쥘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3)기업의 생존가능성, 채무상환능력- 우리는 채무 상환능력을 볼 때, 미인기업을 뽑는 자세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은 하나입니다. 채무를 제 때 상환하고, 매입채무를 제 때 갚을 능력이 있는 지를 보는 것입니다. 업황이나 산업의 리스크요인을 뽑아내지 못하는 심사평가자는 최소한 평가에 애정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그램에 돌려서 여신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러프하게 적어볼 때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 업종의 특성, 관행, 매출액 대비 채무액 비중(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채무의존도가 큰 편이다.) 업력, 경영자, 오너의 이력, 그리고 제가 보는 ‘유보이익’(이것은 기업이 지금까지 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이고 기업의 잠재적 역량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비교적 재무분석이 중요, 업종의 특성, 채무액, 채무구조, 계열사, 산업동향, 외부 정보, 외부등급자료, 자본시장정보
4) 평가자 마다 다른 잣대- 누가 옳을까? 확률적 문제, 개인적 인사이트인가?
여러 재무자료, 섹터자료 등을 보고 연구하지만 마지막 여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평가자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된 ‘인사이트’ 이다. 통계와 확률로 된 등급은 어느 정도의 기준을 줄 수 있으나, 그것은 일정 기준이다. 국가, 산업, 해당 기업의 여러 ‘리스크팩터’ 들을 빨리 읽을 수 있고 그것을 올바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신용을 부여하는 의사결정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아직은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