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통스러운 글쓰기를 왜 하냐고 아내에게 혼나고. 컴컴한 새벽 카페에 도착했는데, 글 한 줄 쓰지 못할 때의 막막함. 지치고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내면에서 작은 울림이 들렸습니다. “네가 가진 거라곤 연구하고 글 쓰는 일인데, 계속 앞으로 나아가렴” 그 울림이 ‘욱하는 엄마의 감정 수업’이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위의 글은 어느 선생님의 출간 응원에 대한 저의 답글입니다. ‘욱하는 엄마의 감정 수업’을 출간하고 선생님, 학부모님의 많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아이들의 외침처럼 ‘수고했어, 토닥토닥’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요즘처럼 많은 응원을 받아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욱하는 엄마의 감정 수업’은 아이들, 학부모님과 실천했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 학부모님, 선생님과 밴드를 만들고 ‘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결국 제가 찾아낸 방법은 ‘감사 글쓰기’였습니다. 불안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늘어나면 ‘화’라는 얼굴로 나타나고, 그 화가 쌓이면 ‘욱’으로 표현되는 모든 동물이 가진 본능입니다.
‘욱’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감사의 부피를 늘리는 일이었습니다. 다만 ‘감사’라는 생각을 한다고 해서 감사 부피는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수학, 영어 공부처럼 고민하고 기록해야 감사의 부피가 늘어납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이 책에서는 학부모, 아이들이 실천해 볼 수 있는 ‘감사 글쓰기’ 프로그램을 담았습니다.
사실 이 원고를 쓰면서 저의 욕심은 크지 않았습니다. 책에 실천 프로그램이 담겨있어서 읽는 사람에게 부담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소수가 읽어도 엄마, 아이의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감사 글쓰기’를 따라 해서 엄마와 아이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이제 출간 일주일 되었는데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어제는 교보문고 ‘오늘의 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도 들려 옵니다. 감사합니다. 어쩌면 이 책은 저의 작품이 아닙니다. 저에게 생각을 내주었던 엄마, 아이들이 이 책의 저자입니다. 이 책을 읽고 가정의 변화를 꿈꾸는 독자가 이 책의 저자입니다. 그분들이 ‘욱하는 엄마의 감정 수업’의 진정한 저자입니다.
학교 텃밭 상자에서 통통한 수박의 얼굴이 보입니다. 신기해하는 아이들, 즐거워하는 선생님의 마음을 수박은 알고 있을까요? 반짝반짝 힘이 넘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엄마의 마음도 저 수박을 닮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로 통통해지기를 소망합니다. 감사가 넘쳐나면 우리 사회는 다시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