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 메시지는 옥시토신을 춤추게 한다.

by 한성범

오늘 소중한 학부모님을 만났습니다. 그분과의 대화에서 귀중한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것은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분은 매일 아침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낸답니다. 특별히 아이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딸에게 존댓말을 사용하여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잠깐 보여줄 수 있나요?” 그분은 아이에게 보냈던 메시지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메시지를 받은 딸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얼마나 행복할까요? 엄마는 가방 속의 교과서를 보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딸은 교과서를 펴면서 엄마의 메시지를 떠오르겠지요. ‘책은 보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겠지요. 이 아이 머릿속으로 교과서라는 보물이 가득 차겠지요. 당연히 교과서는 재미있고 신나는 보물찾기 여행이 될 것입니다.

딸에게 보내는 엄마 메시지는 육아의 지혜가 숨어있었습니다. 첫 번째 지혜는 ‘옥시토신 효과’입니다. 과학자들은 옥시토신을 사랑의 화학물질이라 부릅니다. 안아주기, 뽀뽀하기 등 사랑하는 사람과 신체접촉이 이루어지면 옥시토신은 분비됩니다. 이것이 우리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됩니다.

존댓말 메시지도 그렇습니다. 감정이라는 바다가 존댓말 메시지를 받는 순간, 사납던 파도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감정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바다가 되고, 엄마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집니다. 화내는 일이 줄어들고, 친구들에게 부드럽고 평화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당연히 친구 관계도 좋아지지요.

존댓말 메시지의 두 번째 지혜는 ‘도파민 효과’입니다. 도파민은 흔히 의욕의 화학물질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빨리 카페에 가야지. 글을 써야지”라고 재촉했던 머릿속 주인공입니다. 이곳에서 글쓰기를 마치면 저는 테니스장으로 움직입니다. 이것도 도파민의 역할입니다. 도파민은 우리 삶의 모든 동기와 의욕을 조절하는 매니저입니다.

딸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엄마의 존댓말 메시지를 받는 순간 딸의 머릿속에서는 도파민이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금성처럼 눈빛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가슴에서는 어떤 설렘이 몰려옵니다. 오늘 배울 교과서 내용이 궁금합니다. 딸의 시각, 청각세포가 해바라기처럼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머릿속 생각들이 연결되어 선생님 질문에 대답합니다. 아! 그렇습니다. 이것이 배움의 성장입니다.

얼마 전부터 아내에게 존댓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단 문장의 메시지를 여러 문장의 메시지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의 메시지는 이렇게 보냈습니다. ‘회식 있어. 저녁 먹고 들어가.’ 요즘은 이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님. 오늘 회사에서 회식 있습니다. 저녁 먹고 들어가도 될까요? 허락해 주신다면 술은 조금만 먹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아내의 반응이 궁금하신가요? 당연히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한번, 두 번, 세 번, 네 번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조금씩 아내의 메시지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반말 비슷하게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메시지가 달라졌습니다. 메시지에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술 조금만 드시고 일찍 들어오세요. 사랑하는 아내가 기다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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