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병이 하나 있다. 바로 지통(知通)이다. 이 병을 치유 할 수 있는 처방전을 소개하겠다. 지통(知通)처방전이라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기업이든 지역사회든 어딜 가나 한결 같이 말하는 게 있다, “소통 대란이다.” 부모 자식 간, 부부간, 상사와 부하 간, 정부와 국민 간 모든 곳이 동맥경화처럼 막혀 있다는 이야기다.
소통이란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이고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관계를 말한다. 필자는 소통은 상대방을 알아 가는 과정이라고도 한다. 즉 즉 지통(知通)의 과정인 것이다. 상대방을 잘 모른다면 지통(知通)이 지통(知痛)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지통이란 소통의 부재로 앓는 통증을 말하는 것이다.
홍보광고 전문업체인 H사를 방문한 사람에겐 특별한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 주차장이 없는 대신 손님 차를 세차장에 주차시켜준다. 미팅이 끝나고 나오면 말끔해진 차를 타고 돌아갈 수 있다. 때론 오일까지 갈아주니 돈 이상의 감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속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는 관찰력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는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소통이라는 말이다.
요즘 많은 리더들이 지시한 대로 일을 해오는 직원들이 없다고 볼 멘 소리를 자주 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리더의 소통능력 부재 탓이 더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의 맥락(Context)을 잘 전해야 한다.
가령 병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벽돌공에게 일을 시킬 때, "오늘 저녁까지 벽돌 500장 쌓으세요!" 라고 하는 것과, "당신이 쌓을 벽돌은 내년에 들어설 노인병동의 담장이 될 겁니다. 오늘 500장을 튼튼히 쌓아야 당신 부모님도 언젠가는 이 안에서 편안히 치료를 받겠지요!" 라고 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효과적일까?
맥락과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게 될 때 지시받은 사람의 업무 태도가 달라지고 실수 가능성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많은 리더들은 업무와 관련해 부하들도 나와 똑같은 상황파악과 의미부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오판하기가 쉽다. 결국 소통의 본질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상대간의 신뢰가 없으면 소통이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바로 행동은 신뢰를 낳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보다는 몸짓이나 행동에 의해서 감동을 받는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설득의 영향력은 말의 내용이 10%, 말하는 방법이 38%, 말하는 모습이 52%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솔선수범(Lead by example)의 자세는 리더가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의 하나라고 한다. 백 마디 말보다는 한 번의 행동이나 실천에 감동되어야 사람들은 진심으로 움직이는 것인 셈이다.
결국 소통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본질을 잘 이해해야 한다. 소통이란 단어 즉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의 ‘나누다’를 의미하는 ‘communicare’ 다. 진정한 의미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란 서로 간의 생각이나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완성된다고 보면 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에는 <나누다>라는 뜻이 숨겨져 있었다. 결국 내 생각을 남에게 나누고 남의 생각도 받아들여서 서로의 생각이 일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먹는다’ 라는 말이 어렵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좀 더 배우다 보면 나이도 먹고, 마음도 먹고, 술도 먹고, 겁도 먹고, 욕도 먹는다는 것을 배울 때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 힘들다는 이야기다.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많은 소통의 어려움이 일어난다. 그럴 때 내 생각을 저 사람에 심어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이 답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기업이든 개인이든 정부든 상대와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비방이 있을까? 있다. 필자는 이것을 소통을 위한 <3랑법>이라고 부른다.
우선 <사랑>이다.
영어로 Love다. 소통의 방향에는 자신과의 소통, 그리고 상대방, 우리 등 세 방향이 있다. 이 세 가지 중 핵심은 상대와의 소통이다. 상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사랑해야 한다. 그러자면 문을 열어야 한다. 소통 관련 강의를 할 때 가장 강조하는 문이 하나 있다. 우선 그 문을 열어야 한다. 가령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온다. 그리고 커튼을 열면 빛이 들어온다. 이렇듯이 당신 열어야 할 문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이 마음을 열면 무엇이 들어올까? 당신의 상대 즉 <사람>이 들어온다.
다음엔 <자랑>이다.
영어로 Only 1이다. 남과는 다른 그 무엇인가 즉 자랑거리가 많아야 한다. 잘난 체가 아닌 ‘잘난 거리’ 가 많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잘난 체는 <적>을 만들지만 잘난 거리는 <아군>을 만든다. 그러자면 나만의 그 무언인가를 자랑거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그 모습만으로도 신뢰를 주고 덤으로 소통의 다리가 놓아 지기 마련이다.
끝으로 <저랑>이다. 영어로 With 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가치를 가슴에 품고 함께 갈 수 있는 자신감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한 표현의 하나로 "저랑 함께 가시죠!"가 있다. 저와 함께 간다면 꿈과 목표 성취를 통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야말로 소통의 핵심일 것이다. 그러자면 자신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
아마 사랑 하기, 자랑 하기, 저랑 하기 듣기만 해도 소통이 뻥 뚤 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혹시 좀 더 쉽게 소통을 할 수 있는 노하우는 없을까? 있습니다. 바로 '5% 룰'이다. 이 기법은 모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만든 것이다.
그는 <통(通)하기 위해서는 '5% 룰'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나 경영 방침이 현장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되느냐에 있다. CEO가 하는 말은 보통 6~7개 단계를 거쳐 현장에 전달된다. 그런데, 각 과정에서 부하 직원이 받아들이는 각도가 5도씩만 벗어나더라도 30도 이상 달라지게 된다. CEO와 현장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오차가 5% 이내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생각하는 소통(疏通)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을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둔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서로 입장이 다른 얘기만 하면 의견 일치를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화는 의견이 같은 부분부터 시작하고, 의견이 다른 것은 나중에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말은 가령 첫 대화에서는 서로의 공통 분모인 70%에 대해서만 먼저 의견 일치를 보고, 그다음에 나머지 30%에서 같은 부분을 다시 찾는 식으로 계속 반복하다 보면 결국 소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소통의 기본은 '같은 것 찾기'"라고 힘주어 말한다.
다만 앞서 소개한 것 중에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사랑거리, 자랑거리, 저랑 함께할 거리가 지나치면 그런 사람을 "꺼리"게 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소통이 힘들 땐 <사랑> <자랑> <저랑>을 한 번 해보기 바란다.
이것이 <세랑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