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내화 May 09. 2024

<간구(懇求)> 안에 숨은 비밀은?

 새벽기도에 갈 때 늘 간구 거리(?)를 들고 나갑니다.  가령 일을 달라건강을 달라화평을 달라애들 공부 잘하게 해달라좋은 일자리 달라모든 게 간구입니다그런데 이 간구 거리를 하나님께 아뢰어도 대개는 응답이 없습니다그래도 늘 하나님을 향해 간구합니다속이 상하더라도 온전히 하나님께 매달리기 마련입니다   

  

 언젠가 <간구>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왜 간구는 이루어지지 않을까요이런저런 궁리 끝에 <간구>라는 단어를 뒤집어 보았습니다그랬더니 <구간>이란 단어가 눈에 보였습니다그러면서 속으로 제 간구가 하나님께 도달하는 데는 그 구간이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 언뜻 들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급한 터라 뭐든지 성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을 좋아합니다저는 기도에도 이 세상사 법칙을 적용하면서 기도를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은 그 <구간>이 짧고어떤 이들은 그 <구간>이 길까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일단 제가 내린 결론은 그 <구간>의 거리는 누구에게나 동일할 것이라는 겁니다다만 믿음이 강한 이들에겐 그 길이가 짧게 느껴지고 믿음이 약한 이들에겐 그 길이가 길게 느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물론 제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고 봅니다.   

    

  도대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제 사이 거리 <구간>은 무엇일까요바로 <터널>이라고 생각합니다즉 믿음이 약한 저에겐 그 <터널>의 길이 무척이나 긴 것인 셈이지요.  우리가 운전을 하다가 보면 터널을 지나가게 됩니다구간이 짧은 터널도 있고 긴 터널도 있습니다그런데 터널은 동굴과는 달리 가다 보면 밖이 보입니다그러나 동굴을 가면 갈수록 밖이 보이지 않고 깜깜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전 이런 위로를 스스로 해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을 만나러 터널 속으로 들어 간 것이다다만 그 터널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다른 이들에 비해 시간이 걸린다다소 답답하겠지만 조금만 더 가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묵묵히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말씀>이란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운전만 하면 된다그것도 차선을 바꾼다거나 앞 차에게 하이 빔을보낸다거나 경적 소리로 채근하거나 등 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정속 주행을 해야겠다.” 즉 남들에 비해서 시간 차는 나겠지만 안전하게만 통과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터널은 언젠가 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터널이 너무 길다 보면 하나님께 주파수를 맞출 수 없어 하나님 말씀이 안 들릴 때가 있습니다온갖 세상사 잡음과 생각으로 더러는 그 방송을 끄기도 하고 아예 듣지 않고 다시 자기 방송을 틀고 자신의 방식대로 주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이럴 때 조심해야 합니다빨리 가기 위해서 차선을 바꾼다거나 앞 차에게 하이 빔을 보낸다거나 경적 소리로 채근하거나 등 교통 법규를 위반하기 십상입니다이렇게 되면 그간 달린 <구간>은 <간구(懇求)>의 주행이 아니라 <강구(講究)>의 주행이 되고 맙니다대개 이 대목에서 믿음이 약한 이들은 실족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의 거리 즉 <구간>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지 내가 내 맘대로 <강구>해서는 되는  것이 아닙니다왜냐하면 그 분이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이기 때문이지요가령 연과 연을 날리는 자를 보겠습니다우리는 연이고 하나님은 연을 날리는 분이십니다연이 아무리 멋을 부려도 연을 날리는 하나님이 연줄을 끊으면 그만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우리는 주파수를 맞추고 그 <구간>을 기뻐하며 통과하면 됩니다. <구간>은 그래서 있는 것입니다이것 역시 선택입니다

      

☞ 성경말씀 

 항상 기뻐하라쉬지 말고 기도하라범사에 감사하라이것이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아 전서 5:16-18)               

작가의 이전글 <칠전끈기>를 아시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