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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me mocha Mar 10. 2017

지중해를 품은 친퀘테레   

이탈리아 여행 - 동화속 안이였고, 온전히 다 담았다

 

Manarola, Cinque Terre, Italy



나의 유럽여행 첫 목적지는 이태리였다. 수많은 유럽의 나라들중 이태리가 당첨되었던 이유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된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친퀘테레 사진 하나 때문이였다. 피렌체를 여행하던 5박6일 내내 비가왔던 덕에 결국엔 꿈에 그리던곳을 포기하고 피사까지만 가는걸로 만족해야했지만, 일년뒤에 다시 이태리를 찾아가게 됬었을때에는 망설임 없이 "꿈꾸던곳"에 가는 기차표를 구입했다




친퀘테레
다섯개의 땅
Riomaggiore, Cinque Terre


친퀘테레는 "다섯개의 땅" 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리비에라에 있는 절벽과 바위를 따라 위치한 해안가 마을들인데, 이를 이루는 "다섯 개의 땅"은 몬테로소알마레 (Monterosso al MAre), 베르나차 (Vernazza), 코르닐리아 (Corniglia), 만나롤라 (Manarola), 리오마조레 (Riomaggiore) 이다. 나는 단 하나의 마을도  놓치고 싶지 않았었고 "훑고 지나가는" 스파르타식 여행에 취약한 "느림보 여행자" 이기 때문에 더많은 시간을 친퀘테레에서 보내기위해 피렌체에서 아침 6시 기차를 탔다.  리오마조레 - 만나롤라 - 코르닐리아 - 베르나차 - 몬테로소 순으로 돌았는데, 다섯마을은 언뜻보면 비슷하게 보이면서도 제 각각의 다른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이 있다. 마을과 마을까지는 기차와 배로 연결되어있고 차로는 닿을수가 없으며 "하늘색 길" (Sentiero Azzuro) 산책로 또한 다섯 마을을 연결한다. 



via sentiero azzuro
하늘색 길을 따라 너에게 가고 있어







첫마을 리오마조레는 진한 색깔의 알록달록한 집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항구 옆쪽 산길을 따라 가면 조금한 해변가, 항구 반대쪽 언덕을 따라올라가면 마을이 한눈에 다 내려가 보이는 전망대같은 마을 교회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렇게 찍어도 그림같은 이런곳에 사는 주민들은 참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에 창문으로 이 "미친 광경"을 보고 있으면 더할날 없을껏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길 입구를 지나 숨겨져 있는 작은 해수욕장


  리오마조레와 두번째 마을 마나롤라 사이를 있는 "사랑의 길" (Via Dell'Amore) 을 걷다가 이대로 가단 너무 위험하겠다 싶을 정도로 길이 좁아지고 너무 가팔라져 다시 되돌아왔더니 알고보니 사랑의 길은 폐쇠된 상태였다 (잘 막아두던가 표지판을 걸어두던가 그야말로 사람 황천길 보내는 길 아닌가) 하지만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름부터 로맨틱한 사랑의 길을 같이 꼭 걸어보리라!

  

토론토에서는 보기힘든, 꽃들이 이태리에서는 너무 흔한듯하다 



Via Dell'Amore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름부터 로맨틱한
사랑의 길을 같이 꼭 걸어보리라









두번째 마을은 친퀘테레를 소개하는 사진,엽서, 포스트카드 속에 가장많이 등장하는 마나롤라. 내가 보았던 친퀘테레 사진도 마나롤라 사진이였다. "유명한" 마나롤라를 찍어야한다며 열심히 등산길을 올랐다. 명당에서 바라본 마나롤라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멋있었고, 해안가 절벽의 연한 파스텔톤의 집들과 엄청난 전경이 하나를 이루는 그야말로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마을이였다. 






세번째 마을 코르닐리아 

기차역에서 내리니 다른 마을들과는 달리, 휑한 모습이라 적지않게 당황했었다. 마을가려면 이쪽으로 가야한다는 화살표를 쭉 따라가니, 끝이 안보이는 계단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그리 반갑지는 않았다, 32도의 녹아내릴것같은 여름날씨에는 더더욱더. 그래도 세번째마을을 보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한칸한칸 올라갔다. 계단 중간중간에 음악가들이 있었는데, 밑쪽에는 클라식 기타, 중간에는 색소폰, 끝쪽에는 락밴드가 있어서 다른 종류의 음악을 들으며 올라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 힘든 계단을 오른뒤 정상에서 바라본 코르닐리아는 모습에 사실 조금 실망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코르닐리아는 숨겨진 보석 (hidden gem) 같다. 다른 마을들과는 달리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나타나는 이 마을의 모습은 그야말로 정겨움과 포근함 그 자체였다. (이래서 나는 느림보 여행을 선호한다, 정상만 살짝 보고 뒤돌아 갔다면  세번째 마을의 진실된 모습을 보지 못했을것이다). 계단을 올라오느라 다 소모했던 에너지를 채우기위해 광장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제일 적은 레스토랑 페티오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느림보 여행을 선호한다
살짝만 보고 뒤돌아 갔다면  
세번째 마을의 진실된 모습을 보지 못했을것이다







네번째 마을 베르나차 

네번째 마을에 도착했을땐, 더이상 참을수가없었다. 해변가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비치타올을 깔고 한여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있자니 나또한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더라, 참을 만큼 참았다며 신고있던 샌들을 집어던지고 해변가를 향해 망설임없이 달려갔다. ( 언제든 바다속에 들어갈수 있도록 수영복을 입고 온 나는 피렌체에서부터 "즐길 준비가 된 자"였다 )


앞에 있던 당신들이 왜 웃었는지, 나는 나중에 알았어요


나와 함께 가자


 

다섯번째 마을 몬테로소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해변가를 따라 줄지어있었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마지막 마을은, 세삼 부산을 생각나게하는 곳이였다. 몬테로소는 친퀘테레 마을 중 가장 번화한 곳이라 그런지, 마을중에 해수욕장 해변을 가지고있었고, 그 해변을 따라 호텔,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서있었다. 몬테로소에 끝쪽에 몬테로소 거인 넵투누스 조각상이 있는데 그 조각상을 지나 터널을 통과하면,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나온다 (빙고, 친퀘테레 hidden gem 숨은 보석 2번째 !)



해가 저물때쯤, 바닷가가 한눈에 보이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간단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이 되서야 나는 막차를 타고 피렌체에 돌아왔다.  꿈속에서 그리던 친퀘테레는 실제로도 동화속 안이였고, 그리웠던 꿈도 온전히 다 담았다. 후회없는 일정이였고, 또다시한번 이탈리아를 오게된다면, 그때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올것이다. 





지중해를 품은 다섯 마을 친퀘테레는
동화속안이였고, 그리웠던 꿈도  온전히 다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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