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말이 안 되는 어떤 일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왜 이러나 싶은데, 오히려 저자는 어처구니없는 '확신', 즉 망상이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망상'과 정상적 확신은 같은 범주 안에 들어있다. 이는 망상과 정상적 확신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즉, 우리가 '망상'이라고 부르는 확신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가지는 확신 사이에는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망상이, 실은 우리 자신을 보호한다. 어떻게 망상이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는 일은 망상이 진화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납득하는 일이기도 하다.
진화 과정에서 '확신'은 우리를 좀 더 안정되고 편안하게 만든다. 확신한다는 말은 다른 의미로 예측이 분명하다는 의미이다.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는 언제나 불안하다.
잠깐 우리 뇌 속에 어떤 아이가 한 명 산다고 가정해 보자.
아이는 깜깜하고 갇힌 세계에서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온몸에 퍼져있는 수많은 감각 세포로부터 많은 감각을 받아들이는데 이것들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이는 그리하여 질서를 만든다. 감각 세포들이 전하는 감각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질서 체계를 바탕으로 일관된 규칙을 찾아내고 그 규칙들로 세상을 예측하기 시작한다.
예측은 뇌가 만든 가설이다.
이 가설은 새로운 지각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예측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바뀐 지각들이 들어올 때마다 예측을 바꾼다면 이 세상을 살아기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그래서 뇌는 좀처럼 예측을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예측에 걸맞은 증거들을 더 수집한다. '확증편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너무한 혼란스러운 지각들 속에 '망상'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면 망상은 '정확한 예측'이 되는 셈이다. 차라리 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 마음을 더 잘 보호해 준다. 우리 마음을 스트레스에서 보호하기 위해 망상은 필요하다!
저자는 말한다. "진화적으로 '망상'은 적응적이라고! "
뇌는 진실보다 일관된 비합리성을 따른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일관성'. 일관성이 있어야 '그럴 듯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망상도 나름 논리적이다.
망상에 빠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도 확증 편향으로 사람들의 확신이 바뀌지 않는다면 타인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의미 있다고 말한다.
자신과 다른 정보가 들어왔을 때 오히려 더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효과를 '역화 효과'라고 한다. 이런 역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자신과 맞지 않는 정보를 접했을 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말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는, 자신이 어떤 특정 집단에 속해있거나 하는 등 '추가적인 장애물'이 존재할 때라고 한다.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우리가 남을 설득하는 일이 왜 어려운지, 왜 비합리적 확신을 계속 고수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비합리적 확신을 바꿀까?
"질문을 통해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고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는 마음을 전달"(책 p335) 하는 것이 직접적 충고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아가 이런 방법은,
"심리치료에서 최상의 경우 이를 통해 환자가 자신의 생각을 성찰하고 자기 생각의 모순을 알아채고 자신의 확신이 맞는지 생각할 여지를 열어줄 수 있다"(책 p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