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모든걸 기억한다고-

by 여림

그날 이후 단 하루도 악몽을 꾸지 않은 날이 없다

심장은 늘 벌컥거리고 숨은 가빠온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토닥이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토악질할듯한 이 기운은 육신을 괴롭힌다

몸이 아파 마음이 아픈건지 마음이 아파 몸이 아픈건지 알길이 없다

몸은 모든걸 기억한다고 했다

하필이면 모든걸 기억한다고 했다

몸이 반응하는 것이 많아진다

피해야 할 것 도망쳐야 할 것 거부해야 할 것

언젠가 비릿한 전어구이 때문에 생선이라는 단어조차 역겨웠던 시절이 있었다

어떻게 극복했던가 스스로 낸 용기였나 누군가 내 손을 끌어 당겼던가

과거는 늘 미래의 발목을 잡는다

오늘을 살라는 말은 결국 또 말일 뿐이다

구하고 싶다 그래 난 나를 너를 그들을 구하고 싶다

이렇듯 말이 쉽게 쓰여진다는건 부끄러운 일이다

아니 부끄러운 일이 빼곡해 부끄러운 일이 없다

부끄럼이 없는 시대다 그를 그리워 할 일조차 없는

꼭두각시 인형은 꼭두각시다 배우가 아닌 무대를 해체해야한다 무대가 있는 한 역겨운 배우는 계속 무대를 기웃거릴테다 그럼 난 또 눈을 감고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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