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주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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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낭만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아니, 그런 사고가 더 일반적인 건가?
하지만 가난은 주눅과 더 관련이 깊어. '주눅'이라고 알아? 보통은 나보다 더 힘 센 사람 앞에서 생기는 감정인데.
친구랑, 친구가 사주는 밥과 술을 즐겁게 얻어먹고, 그 친구랑 헤어질 때까지는 주눅이 들지 않다가 바이바이하며 고개를 돌리고는 지하철 입구에 도착했을 때 주눅이 들지. 교통카드에 돈이 없으니까. 친구한테 술 사달라고 하기는 쉬워도 교통카드 충전해달라고 하기는 어려운 거라 어쩔 수 없이 터덜터덜 개찰구까지 걸어가는거야. 그 때 까지도 주눅이 들지. 눈치를 살피고 이 때다 싶으면 나를 가로막는 기계의 펀치를 물리치고 무사히 개찰구 안으로 착륙성공.
낭만적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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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을 노려 김밥을 파는 어느 연극인의 청춘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힘들겠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냐고.
미안한데 연극이나 봐
김밥 안팔아도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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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해.
누군가는 죽음 앞에서 꼴깍거리고 있는데
너무 한가한거지.
그럴거면 부디 응원하지 말아주라
난 그딴 응원 들을만큼 한가하지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