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혼잣말 ①

회의에서 절대 말하지 않는 생각

by 광고하는 사람


회의실 공기가 조금 묘했다.

누군가는 말을 고르고 있었고,

누군가는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얼굴이었다.


나는 노트북 화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겉으로 보기엔 회의에 잘 참여하고 있는 사람처럼.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와… 이걸 지금 이야기한다고?”


누군가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동안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저 질문을 하면… 회의 30분 더 늘어나겠지.”

그래서 입을 다물었다.


말하지 않는 것도
회의에 참여하는 한 방식이라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됐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도 비슷했다.

슬라이드를 넘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여기서 한마디 덧붙이면…또 다른 질문이 시작되겠지.”

그래서 그냥 넘겼다.

가끔은 설명보다
침묵이 더 많은 걸 통과시켜 주기도 한다.

점심시간에 팀원이 물었다.

“오늘 회의 어땠어요?”


나는 잠깐 웃으며 말했다.

“괜찮았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다들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네.”


신기하게도
그렇게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들은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다녔다.


작은 투정이 되기도 하고,

혼자만의 농담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회의에서 내가 제일 솔직해지는 순간은
말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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