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세상이 코로나 때문에 앞당겨진 건 아닐까?
지금까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이렇게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많았던 적이 없었다. 매일 문자가 온다. 하루에 3~4명씩 나오는 날이 계속되자 불안감이 높아지고 2단계로 격상되자 장사하는 상인들은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다. 거리에는 사람도 다니지 않는다. 남편 역시 회사원이 아닌 자영업이니 요즘 늘 일찍 들어온다. 일단 우리 가정 경제부터 걱정이다.
직업이 강사인 나는 올해 수업을 거의 못 했다. 시립도서관은 1년 동안 수업이 중단되었고, 평생학습관과 시에서 하는 동네 문화카페는 수업하다가 확진자가 우리 시에서 나오면 중단되기를 반복했다. 아동센터는 1학기는 수업을 못했고 2학기에 수업을 시작했지만 11월로 마무리를 지었다. 겨울철에는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미리 계획을 세운 것 같다.
군산시에서는 평생학습 강사들이 내년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서 수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온 택트 플랫폼 활용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카카오톡, 밴드, 줌(ZOOM)으로 수업하는 것을 내가 참여한 적은 있어도 직접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해 수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없다. 배우는 3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모든 것이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교육이 끝나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걱정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과연 이 방식이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까? 한두 번은 괜찮겠지만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엄마들이 이런 방식으로 수업할 수도 있다고 하면 신청을 할지도 의문이었다. 학습관에 전화해서 이런 나의 고민을 이야기해 보았다. 성인 수업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담당자는 아이들은 처음만 알려주면 오히려 어른보다 익숙하게 더 잘하니 괜찮을 거라고 했다. 컴퓨터의 조작이나 기능적인 것을 아이들이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말한 건 아닌데 담당자는 내 말 뜻을 잘못 이해한 것 같았다.
내가 하는 수업의 강좌명은 ‘감성을 키우는 그림책 놀이’이다.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감성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까?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소통하고 아이들과 함께 그리기나 만들기 또는 놀이를 해야 한다. 일단 놀이는 진행하기 힘들 것 같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아이의 눈을 직접 바라보지 않고, 컴퓨터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내가 아이들의 기분과 심리를 느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준비하는 강사 입장에서도 엄청난 준비를 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수업이니 내가 버벅거리다 수업이 망칠까 두렵기도 했다.
내년에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아니 끝나도 또 다른 전염병이 우리를 지배할 것 같기에 솔직히 두렵다. 내가 지금까지 좋아서 했던 일이 직업이 되며 행복했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흔들리고 있다. 화상 수업에 대한 연구를 해서 대비를 하긴 해야겠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배워두면 나쁜 건 없을 테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야! 너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앞당겨진 느낌이다. 어리숙한 나는 어리둥절하구나. 그래도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란다."
'코로나 19'가 종식되어도 또 다른 전염병이 우리를 낯선 환경 속에서 살게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