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을 살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철근육 Feb 27. 2019

취향 존중

취향에 대해 타인이 비판할 수 없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A사가 있다고 하자. A사는 휴대용 전자제품을 만드는데 그중 일부 부품은 경쟁사인 B사에도 제공하고 있다고 하자.


A사에 근무하는 어떤 직원은 입사 전부터 이용하던 B사 제품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임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고 내려가는 동안 무심결에 B사의 제품을 꺼냈다. 그것을 본 임원이 농담조로 얘기했다. (즉, 악의는 없었다는 말이다.)


- 자네, B사 제품을 쓰는구먼.

- 하하 상무님. B사 제품에도 저희가 만든 부품이 들어가니까 매출에 기여를 한 거니 저희 제품 쓰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자, 이 대화가 가지는 문제점을 찾아보자.




우선, 직원이 한 대답은 틀렸다. 당사 제품을 구매하면 제품 전체 가격만큼 매출에 기여하지만 B사 제품을 구매하면 당사 부품 가격만큼만 기여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둘의 매출 기여도를 볼 때 결코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없다.


다음, 임원의 질문 자체가 잘 못 됐다. 세상에는 때론 하지 않는 게 좋은 질문이 있다. 자사 제품만 쓰게끔 규정을 만들든지, 아니면 자율에 맡길 노릇이다. 그리고 자율에 맡겼다면 그에 대한 질문은 해선 안된다. 설사 악의가 없더라도 말이다.


마지막. 어쩔 수 없이 저런 질문이 나오는 게 현실이라면, 직원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대답은 이거다.


네. 제가 이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매출 기여도 같은 숫자는 반박의 여지가 있지만, 개인의 선호, 취향에 대한 것은 누구도 무어라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의 취향을 비판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비판 당하지도 않는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른답게 살아야 하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