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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을 살다

취향 존중

취향에 대해 타인이 비판할 수 없다.

by 강철근육

제조업을 영위하는 A사가 있다고 하자. A사는 휴대용 전자제품을 만드는데 그중 일부 부품은 경쟁사인 B사에도 제공하고 있다고 하자.


A사에 근무하는 어떤 직원은 입사 전부터 이용하던 B사 제품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임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고 내려가는 동안 무심결에 B사의 제품을 꺼냈다. 그것을 본 임원이 농담조로 얘기했다. (즉, 악의는 없었다는 말이다.)


- 자네, B사 제품을 쓰는구먼.

- 하하 상무님. B사 제품에도 저희가 만든 부품이 들어가니까 매출에 기여를 한 거니 저희 제품 쓰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자, 이 대화가 가지는 문제점을 찾아보자.




우선, 직원이 한 대답은 틀렸다. 당사 제품을 구매하면 제품 전체 가격만큼 매출에 기여하지만 B사 제품을 구매하면 당사 부품 가격만큼만 기여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둘의 매출 기여도를 볼 때 결코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없다.


다음, 임원의 질문 자체가 잘 못 됐다. 세상에는 때론 하지 않는 게 좋은 질문이 있다. 자사 제품만 쓰게끔 규정을 만들든지, 아니면 자율에 맡길 노릇이다. 그리고 자율에 맡겼다면 그에 대한 질문은 해선 안된다. 설사 악의가 없더라도 말이다.


마지막. 어쩔 수 없이 저런 질문이 나오는 게 현실이라면, 직원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대답은 이거다.


네. 제가 이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매출 기여도 같은 숫자는 반박의 여지가 있지만, 개인의 선호, 취향에 대한 것은 누구도 무어라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의 취향을 비판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비판 당하지도 않는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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