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지원했다. 나는 초등 영어교육을 5년 넘게 해 왔으며 TESOL과 비슷한 연수도 6개월 들었다. 필리핀 어학연수 경험이 있고 평소에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내돈내산으로 전화영어를 해왔다. 영어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는데 내가 실제 직업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영어교육에 가깝고 초등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대학원도 시도해 본 적이 있으나 실용영어는 잘하는 편이지만 영어비전공자이며 영어학과 영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대학원 입학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현재 나의 상황은 30대 중반이고 시험관시술을 진행 중이라 예비엄마이기에 대학원을 합격한다 해도 다니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방송통신대학교는 학사과정이지만 3학년 편입이 가능하고 수업을 대부분 인터넷강의로 들으며 수업에 따라 출석 1번 또는 과제물 + 기말시험 1번으로 졸업할 수 있다. 출석과 시험이 있지만 그날 빼면 내가 되는 시간에 강의를 들으면 돼서 시험관일정에 큰 영향이 없을 듯하다.
물론 방통대가 그렇게 쉬운 곳은 아니다. 입학은 쉬우나 졸업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출석, 과제, 시험 등의 내용도 쉽지 않고 방통대 재학생들이 직장인, 육아맘, 또는 5-60대들이기 때문일 것 같다. 실제로도 1학기 입학 기준으로 경쟁률은 1:1이 안되어 모두 합격이 가능했다. 심지어 추가입학신청 기간도 있으니 지금이라도 관심이 있으면 둘러보기 좋을 듯하다. 입학은 서류만 잘 준비하면 프리패스.
영문과는 교수님들과 커리큘럼이 좋다는 후기도 많다. 영문과에 입학하는 학생수가 꽤 많은 만큼 블로그에서 후기도 여러 개 읽어볼 수 있다. 단순이 학위취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부하기 위함이라서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평소 접하기 힘든 영어학과 영문학을 통해 영어학습과 영어교육에 좀 더 깊이 있는 학습을 하고 싶다.
특히나 방송대 한 학기 등록금은 3-40만 원 사이다. 과마다 다르지만 인문과인 영문과는 2025년 1학기 기준으로 343,800원이다. 그래서 내가 입학하고 나서 맘에 안 들면 그만둘지라도 기회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에 도전하기 쉽다. 나처럼 3학년 편입인 경우 4학기면 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데 순수등록금만 약 140 정도면 가능하다. 물론 교재비 등이 있겠지만 아무리 넉넉히 잡아도 200만 원 안쪽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가격적 메리트덕에 방송대 학위컬렉터 (여러과 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방송대의 장점과 나의 상황이 맞물려 이렇게 지원하게 되었다. 2013년 졸업 후 12년 만에 대학교를 다시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그 무엇보다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흥미가 생기는 영어학문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