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 혼자 남은 25살의 봄 ]은 총 20편 이상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글이었습니다. 애초의 결심과 다르게 12편에서 급하게 마무리 지은 것은 괴로워서였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며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정신적인 고통과 병든 마음이 되살아났습니다. 한편을 쓰고 나면 왜인지 모를 두통이 생기고 착잡하게 -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오전에 글을 쓰고 나면 하루 온종일 그때의 기억이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았지요. 그러다 보니 카페에 오시는 손님을 반갑게 맞는 게 힘들어졌습니다.
(저는 작은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 줄 알았지만, 글을 써 내려갈수록 그때의 감정과 기억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남자고 무덤덤한 성격이며,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아진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제 안에 병든 마음의 불씨가 남아있었나 봅니다. 어쩌면 평생을 가져갈 수도 있겠지요. ( 25살이었던 당시에는 정말 힘들어서 정신과라도 가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글이라는 것을 직접 써보니 작가가 글을 써내려 갈 때면 작품에 감정이 이입된 상태에서 글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님들이 작품에 감정이 이입되어 힘들었다 말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 느낌을 살짝 알 것만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 혼자 남은 25살의 봄 ]은 좀 더 잘 쓰고 싶었습니다.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일들이 일어나면 ' 왜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 , '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고, 주저앉게 됩니다. 그런 분들에게 저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작게나마 위로를 주고, 아픔을 겪은 저 또한 혼자서 꿋꿋이 잘살아 나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지요.
브런치에서 글을 검색해보면 저와 같은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걔 중에는 어린 학생의 글도 눈에 보였습니다. 지금 당장은 너무 힘들고 주저앉고 싶으시겠지만, 꿋꿋이 잘 이겨내시길 바라며 이렇게나마 작은 위로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