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취업 준비생의 고민일기입니다

라이킷 12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악어야 Jan 05. 2024

AI역량검사, 이번엔 너냐.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의 고민입니다. (3)

통학으로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취업준비를 병행하고 있었다. 이전 대기업 서류탈락의 아픔을 겪은 후 2개월 반이 지났다.

서류탈락의 아픔으로 내가 부족한 점들이 많구나 싶었다. 그래서 2024년 상반기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부족한 스펙을 채워봐야지 싶었는데, 원하는 직무에서 전환형 인턴 공고가 떴었다. 그래서 일단 지원해 보자 마음먹고 미리 준비해 둔 포트폴리오 수정 및 서류,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서 지원했다.

기대를 하게 되면 너무 큰 실망도 따라오기에 덤덤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다른 날들과 똑같이.

본가에서 지내면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주로 보내기에 친구들과의 약속도 한 달, 두 달 점점 잡지 않다가 연말이 다가와서 친구들 얼굴 한 번 보자 오랜만에 약속을 나가던 날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합격 결과가 나왔으니 메일 및 홈페이지 확인을 해보라는 문자가 왔다.

떨린 마음으로 메일을 들어갔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서류 합격이었다. 기분 좋은 연말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만났다.

지원 원서를 넣어본 경험도 적었기에 AI역량검사는 처음 진행하게 되었다.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차근차근 유튜브를 보면서 AI역량검사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잡다'라는 곳에서 무료로 5회 실전 역량검사를 진행해 볼 수 있었는데 한 번 검사를 진행할 때 1시간이 소요되어 준비기한이 짧았던 나는 3회 정도 진행해 보고 실전검사를 진행했다.

메일에서 온 역량검사 환경은 (구)역량검사 시스템이었지만 잡다에서 진행한 검사는 (신)역량검사라서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일단 연습은 해보았으니 도전해보자 싶어서 했더니...

구 AI역량검사

게임을 진행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하고, 게임에서 실수를 하거나 낮은 점수가 예상될 때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하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전이 되어 진행해 보니 순간 컴퓨터가 이렇게 원망스러웠나 싶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표정은 굳어질 때도 있었고, 약간의 한숨이나 탄성이 나올 때도 있었다.(의식해서 표정을 고쳤음에도 집중력을 쏟아부어야 했기에 표정관리는 너무 어려웠다.) 1시간 진행과 더불어 가짓수가 많은 게임에 이미 지쳐있었고, 알면서도 실수하는 순간 스스로가 얼마나 멍청하고 바보 같은지 자괴감도 들었다. 이미 흔들린 멘탈에 심층면접을 진행했는데, 세상에 내가 예상 면접 질문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려운 질문들의 연속이었다.

"스스로를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최근 어느 분야에서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나요?"

세상에 ...

"Aㅏ...좋은 경험이었다..."

미련 가지지 말자. 싶을 정도로 망한 역량검사를 치르고 나니 AI역량검사가 너무 미웠다.

물론 실전환경과 비슷한 역량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를 보면서 '우와... 나를 이렇게 분석한다고?' 싶은 마음에 이해는 갔었다. 그렇지만 (구)역검과 (신)역검에서도 차이가 있었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이 보는 나', '내가 보는 나'에 대해서도 비교해 볼 수 없었기에 너무 원망스러웠다.

AI역량검사를 진행하는 곳에 지원 원서를 넣어서 실제로 경험하고 합격을 해봐야 차근차근 노하우가 생긴다는데, 나를 얼마나 더 지치게 할지 무섭기도 하다.

인공지능에게 지는 느낌이 얼마나 비참한지 그저 우울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