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누나가 되어 남편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남편도 아마 아이들이 밟히고 릴리님이 생각나서 굉장히 불편한 마음이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엄청 어릴 때 이런 순간이 왔다면
아마도 눈물을 철철 흘리며 '이럴 순 없다, 세상에 내편은 없다'며 한탄했겠지.. 하지만 이젠 결혼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어 남편과 한편이 되었다. 나도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고 남편도 나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레벨이 됐단 말이다. 집에 홀로 있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열이 받긴 했지만, 그래도 평소 힘들어하며 회사를 꾸역꾸역 나가는 남편을 떠올리자 조금은 화가 누그러졌다.
우이씨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오
그래도 기다리는 애들 생각 좀 일찍 가지 이 자식아!!!!
1차만 하고 집에 갈 순 없었냐!!!!!!!!
말은 이렇게 하고 점점 마음이 좋아졌다.
그때 그분이 정점을 또 하나 찍어주셨다.
그래도 안전하게 집에 잘 들어가면 고마운 거잖아요.
애들에게 치킨 한 마리 시켜주고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남편은 알아서 설설 고해성사의 시간을 가진다.
"자기 있잖아~~ 내가 집에 가려고 했는뒈에~~~ 내 꼭 집에 11시까지 갈게 미안해 미안"
휴우..
결국 딸의 말을 빌리자면 남편은 약속을 지키진 못하고 11시 37분에 집에 왔다 한다. 그래도 집에 들어간 게 어디며 첫째와 둘째가 그래도 안심하며 무서워하지 않고 잠잔 게 어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