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벌써 시니어라고요?
얼렁뚱땅 살다 보니 어느새 11년 차 직장인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11년 차라는 말이 참 무색하다. '나 오늘 제법 노련한데?' 싶은 순간이 오면, 귀신같이 또 다른 고민이 찾아온다. 해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 일은 원래 그런 건가.
좋아하던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스스로 잘하기엔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 좋아하는 것을 다 잘할 순 없다는 걸 일찍 알았다. 한창 UX 붐이 불던 시절, 대학에서 이 분야를 만나고는 나는 이거다 싶었다. 운 좋게 서비스기획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서비스기획자, PM, PO. 시대가 바뀌면서 이 일을 부르는 이름도, 요구하는 것도 조금씩 달라졌다. 감사하게도, 하고 싶었던 일의 궤적에서 크게 벗어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살다 보면, 가슴 한편에 서늘한 질문이 맴돈다. 나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기술의 변화에 너무 빠르게 영향을 받는 일이라, 새로운 소식이 들리면 가슴이 뛰면서도 내가 뒤처지는 건 아닌가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까진 더듬더듬 손을 뻗는 곳에 길이 있는 편이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여기저기 기웃대고, 이것저것 들여다본다. CEO들의 블로그를 기웃대다가 철학책으로 새고, 데이터를 보다가 심리학 논문을 뒤적인다. 그러다 보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데서 일의 힌트 같은 게 튀어나온다.
이건 그런 기록이다. 하루하루 일상과 책에서 주워 담은 것들. 시행착오, 고민, 가끔은 쓸데없는 생각까지.
11년 차인데 여전히 매일이 새로운 사람의, 돌아가는 중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