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에게
어느 대나무 숲에서,
'어휴~ 저렇게 할 거면 하질 말지...
저것도 정리했다고 한 거람... 쯧쯧...
좀 더 깔끔하게, 더 완벽하게 정리를 못하나...'
놀랍게도 이 내면의 소리는 내게 정리를 배우러 온 고객들이 가족들에게 가졌던 마음이다.
이들은 시어머니가 깔끔하게 정리 못하는 것을 보고 답답해하기도 했고, 남편이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 마음에 안 들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정리를 못해서 정리를 배우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정리하는 법을 보고 흉을 보다니!"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면에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슬픔이 있다.
바로, 완벽주의성향이기 때문이다.
잘하고 싶어서 미루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이다.
정리를 시작하면 깨끗하고 완벽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시작을 하지 않거나 여러 핑계를 대면서 정리를 계속 미룬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시간에 쫓긴다. 입으로는 '해야지, 해야지'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몸은 움직이지 않고 유튜브나 SNS를 보면서 늘어져있다.
분명,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완벽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해야 하는 여러 가지 과정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혹시라도 마무리를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완벽한 때를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를 기다리는 동안에 정리하지 않은 공간에는 점점 물건들이 늘어나서 쌓이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나 또한,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대명사인
MBTI가 INFP (인프피) 성향으로서 너무 너무나 공감이 된다.
하지만 칼각을 맞추고 보기에 완벽한 정리수납법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설레는 정리'를 시작하고부터는 '완벽'이라는 기준을 조금은 내려놓게 되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을 너무 잘 알기에, 고객에게 아주 조그만 과제를 준다.
그러면 놀랍게도 3배, 5배 영역의 정리를 한다.
"수저칸만 정리하려고 했는데, 하부장을 다 정리해 버렸어요!"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시작하면 도미노처럼 다른 것도 하기 쉽다.
성과를 얻기 위해선 삶에서
도미노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고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을 찾은 다음,
그것이 넘어질 때까지 있는 힘껏 내리친다.
책 <원씽> 중
정리축제를 하기 전에 내가 항상 묻는, 첫 질문이다.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 목표는 단순히 깔끔하고 깨끗한 집이 아니다.
어느 분의 꿈은 '자유롭게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한 개의 목표를 위한 도미노를 쓰러뜨리려면,
맨 앞에 놓인 아주 작은 도미노는 무엇이 될까?
이분에게는 정리였던 것이다.
나 또한 정리뿐만이 아닌, 삶에서의 도전들도 이렇게 실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쟈쟈!!
우리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이여,
완벽을 내려놓고,
아주 작은 도미노 조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잔다르크 INFP 드림.